부울경 산업 개발과 육성을 위한 금융기관
민병덕, 지난달 2일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법안' 발의
박형준 부산시장 "고래와 참치를 바꿀 수 없다" 불만
민병덕, 지난달 2일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법안' 발의
박형준 부산시장 "고래와 참치를 바꿀 수 없다" 불만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대신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권투자은행이 부산에 설립이 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부산 국제금융센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 민심은 투자은행 설립 보다는 규모가 큰 산업은행이 이전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2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동남권투자은행 세부 공약 이행 방법을 보고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일에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동남권투자은행에 관한 밑그림을 보여줬다. 해당 법률안에 따르면 “동남권산업투자공사는 동남권 산업의 개발·육성 등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해 동남권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을 늘려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한다”고 명시돼있다. 또 초기 자본금은 3조 원으로 규정했다. 초기 자본금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회사 등으로부터의 출연금으로 마련한다. 민병덕 의원은 “부·울·경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기계산업 등의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최근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와 지역 내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동남권투자은행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동남권투자은행이 부산시에 설립된다면 부·울·경의 경제활력은 회복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 인프라는 수도권 중심으로 조성돼 있어 동남권 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에 있어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민병덕 의원의 법률안은 동남권투자은행이 설립이 된다면 해당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부산은 국제금융지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부산국제금융지구에 BNK부산은행, 캠코, 한국 거래소 등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들어섰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동남권투자은행이 들어서면 국제금융지구로서의 경쟁력 강화와 부·울·경 산업에 맞춤형 지원을 통한 경쟁력 상승, 인재채용을 통한 인구유출 방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동남권투자은행과 관련해서 지역 민심은 마냥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동남권투자은행이 산업은행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실련은 지난달 17일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의 산업 개발과 육성, 경제성장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 대통령이 대안으로 동남권투자은행을 제시했지만, 규모나 향후 운영 측면에서 산은 이전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9일에 “남부권 전체의 지역 성장을 도모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써 산은 이전을 추진해왔는데 자칫 고래(산업은행)하고 참치(동남권투자은행)를 바꾸는 수가 있어, 그렇게 돼선 안 된다”며 동남권투자은행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보여줬다.
동남권투자은행은 김현정,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강하게 반대해 나온 대안이다. 김현정 의원은 과거부터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해 강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또 박홍배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상생 금융 정책 등에 대해 관치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전직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강하게 반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