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M&A 허들 낮추며 인수 유도
SBI·상상인저축은행外 원매자 소식 ‘전무’
지방 저축은행 ‘경영난’…구조조정 시급
SBI·상상인저축은행外 원매자 소식 ‘전무’
지방 저축은행 ‘경영난’…구조조정 시급

2일 저축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으로 약 20여개사가 거론된다. 이는 저축은행 전체 79개사 중 2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별로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DH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 대원상호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 등이 상시매물로 거론된다.
이 중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나 상상인저축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앞서 교보생명은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 이상을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9000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OK금융그룹도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 진행 중이다. OK금융그룹의 상상인 인수 이후 OK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로 도약하는데, 업계 7위 규모의 페퍼저축은행 인수도 함께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애큐온저축은행을 포함한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원매자를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M&A규제 자체는 허들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 대상 범위를 최근 2년 내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로 확대하고 BIS 자기자본비율 기준도 9%에서 11% 이하로 상향하면서 허들을 많이 낮췄다. 아울러 금융지주가 저축은행을 갖고 있을 경우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가까스로 M&A에 성공한 저축은행 역시 향후 시너지 기대보다는 경영상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도 있다. 교보생명은 원활한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SBI저축은행 인수가 필요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고, OK금융은 수도권 영업 진출이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정리가 시급한 지방 저축은행들은 일일이 발품을 팔며 원매자 찾기에 나선 것으로도 전해진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저축은행이 늘면서 찾아 나서지 않아도 회사로 인수 해달라며 먼저 요청이 오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이라 원매자들도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