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엘렌 맥아더 재단과 순환 경제 로드맵 발표
니켈·코발트 회수율 99% 넘어…회수 자원의 80% 신규 배터리에 재투입
니켈·코발트 회수율 99% 넘어…회수 자원의 80% 신규 배터리에 재투입

9일(현지 시각) 서스테이너빌리티 매거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런던 기후 행동 주간에 열린 엘렌 맥아더 재단 주최 고위급 토론회에서 공동 목표를 발표하며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CATL의 장 리(Jiang Li) 부사장은 "20년 안에 모든 신규 배터리 생산량의 절반을 천연 원자재 없이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목표는 앞으로 배터리 시스템을 바꾸려는 광범위한 세계 이해관계자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될 전망이다.
엘렌 맥아더 재단의 존퀼 해켄버그 CEO는 "지금은 순환 경제가 실제로 구현될 특정 거시 분야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이며, 그중 하나가 바로 핵심 광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가 세계를 양극화하고 원자재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때에 우리는 자원의 순환을 유지하는 초정치적인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야심 찬 목표는 앞으로 업계의 파트너십 확장, 기술 혁신, 그리고 설계부터 재활용까지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2040년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1650억 달러(약 226조3470억 원)를 웃돌고, 100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 전망이다.
◇ 시스템·제품·사업 방식까지…순환 경제 4대 원칙
CATL과 엘렌 맥아더 재단은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다음 4대 원칙을 제시했다.
시스템 재설계: 채굴, 제조, 사용 등 가치사슬 전반에 순환 개념을 적용해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회복력을 높인다.
제품 재설계: 설계 단계부터 긴 수명, 모듈화, 재사용을 고려한다. 배터리의 분해·수리·재사용이 쉽도록 만들어 첫 수명 이후에도 가치를 유지하도록 한다.
사업 방식 혁신: 단순 소유가 아닌 서비스 기반 방식이나 2차 사용 방식으로 전환해 원자재 소비와 경제 성장을 분리한다.
소재 재활용: 고품질의 폐쇄형 순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핵심 소재를 회수하고 신규 채굴 의존도를 낮춘다.
◇ 회수율 99% 기술로 증명…청사진 현실화하는 CATL
CATL은 이미 이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공급망 전반의 탈탄소화를 지원하는 '탄소 사슬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최대 1만8000번까지 충전하고 방전하는 에너지 저장 배터리를 개발해 자원 사용을 크게 줄였다.
또한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회수 체계를 간소화하고자 1만 개가 넘는 배터리 교체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재활용 분야에서는 지난해 13만 톤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1만7000톤의 리튬염을 회수했다. 특히 CATL의 재활용 기술은 니켈·코발트·망간 금속 회수율 99.6%, 리튬 회수율 91%라는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회수한 자재의 80% 이상을 CATL은 신규 배터리 생산에 다시 투입한다. 현재 해마다 27만 톤의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췄으며, 앞으로 100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CATL의 장 리 부사장은 "순환 배터리 시스템은 실험실이나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협력과 시험, 공동의 노력을 통해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번 목표는 그 작업을 이끄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계, 학계, 도시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협력 체계인 '글로벌 에너지 순환 서약(GECC)'을 운영한다. CATL은 유럽·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현지 동반자와 협력해 재활용과 소재 현지화를 추진하며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협력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경제 발전과 지구환경 보호를 모두 이루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