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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충전으로 3000㎞ 주행 꿈의 배터리… 2027년 현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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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충전으로 3000㎞ 주행 꿈의 배터리… 2027년 현실 된다

전고체 배터리 실차 테스트 돌입, 90분이면 85% 충전 완료… "테슬라 위협할 게임 체인저"
BMW i7 테스트 차량에 내장된 ASSB 전고체 배터리의 모습. 사진=BMW이미지 확대보기
BMW i7 테스트 차량에 내장된 ASSB 전고체 배터리의 모습. 사진=BMW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헝가리 매체 vg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실차 시험에 잇따라 들어가면서 '포스트 리튬' 배터리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30년 전 세계 신차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 비중이 20~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전망 실현을 위해서는 인프라 개발과 함께 배터리 기술 발전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전고체 배터리 실증 가속


스텔란티스 그룹이 이르면 내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험에 들어간다. 미국 IT매체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스타트업 팩토리얼 에너지(Factorial Energy)와 협력해 자동차용 적성 시험을 통과한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팩토리얼 전해질 시스템 기술(FEST)로 불리는 이 배터리는 ㎏당 375와트시(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 77암페어시(Ah) FEST 셀은 600회 이상의 충전 주기에서 이 같은 성능을 유지한다고 스텔란티스가 설명했다. 특히 배터리가 18%에서 85%까지 충전되는 데 90분밖에 걸리지 않는 빠른 충전 속도를 구현했다.

팩토리얼 에너지의 배터리는 극한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한다. 회사에 따르면 섭씨 영하 30~45도를 견딜 수 있다. 이 배터리는 리튬 금속 양극과 준고체 전해질, 고용량 음극을 사용한다.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는 팩토리얼 에너지의 공동 소유주로 참여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6년 이 기술을 양산에 적용할 계획이며, 새로 나올 EQS 모델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BMW는 솔리드 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셀(ASSB)을 실험하고 첫 번째 실험실 단계를 이미 마쳤다. 혼다는 이번 10년 하반기 첫 전고체 전기차 출시 계획을 세웠고, 토요타는 2028년까지 1000㎞ 이상 주행거리를 허용하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은 최근 돌파구를 마련한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와 협력한다. 몇몇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실험을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으며, 개발이 목표 단계에 도달하는 즉시 중국 CATL에서 배터리 팩을 주문할 예정이다.

◇ 한국 배터리 3사, 신중한 행보 속 차별화된 전략


한국 배터리 업계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보인다. 삼성SDI는 이미 파트너사에 자체 견본을 제공했으며, 효과가 검증되면 2027년까지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30년을 현실적인 목표 시점으로 설정해 더욱 신중한 행보를 보인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ktrek)이 전했다.

중국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 참여한다. 중국 BYD는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씰(Seal) 세단에서 이미 시험한다고 알려졌다.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거대한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배터리 생산에서도 지배적인 시장 참여자 지위에 있다.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000㎞ 주행이 가능한 유황 기반 전고체 배터리 기술 특허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화웨이의 주장에 업계 내 회의론이 확산된다. 양민호 단국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는 중국 매체 카뉴스차이나(CarNewsChina)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다"면서 "기껏해야 이상적인 실험실 조건에서 범위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화물과 질소가 풍부한 전해질의 사용과 이점은 연구자들 세계에서 알려진 것이지만 아직 아무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속도, 향상된 안전성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생산이 전기차 시장 확산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