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러버블, AI 웹사이트 자동 구축 기술로 2억 달러 유치…스웨덴 최대 시리즈 A 기록

글로벌이코노믹

러버블, AI 웹사이트 자동 구축 기술로 2억 달러 유치…스웨덴 최대 시리즈 A 기록

코딩 몰라도 OK…'바이브 코딩'으로 누구나 디지털 창작자 시대 연다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 18억 달러…유럽 AI 시장 경쟁 가열
스웨덴 AI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이 코딩 없이 웹사이트를 자동 구축하는 기술로 2억 달러(약 2,96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스웨덴 역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사진=러버블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AI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이 코딩 없이 웹사이트를 자동 구축하는 기술로 2억 달러(약 2,96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스웨덴 역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사진=러버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이 미국 액셀(Accel)이 주도한 시리즈 A 투자에서 2억 달러(약 2777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러버블은 기업가치 18억 달러(약 2조 4993억 원)를 평가받아, 설립 2년 만에 스웨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리즈 A 기록을 세우고 새로운 유니콘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포브스 재팬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버블은 자연어 지시만으로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자동으로 설계하고 개발하는 'Vibe Coding(바이브 코딩)' 기술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코딩과 추론 능력을 활용해 소스 코드를 자동 생성하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코딩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쉽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게 한다. 러버블은 "아무나, 누구나 디지털 창작자가 되는 시대를 연다"는 목표 아래, 창업 2년 만에 사용자 230만 명 이상을 확보했으며, 사용자들은 플랫폼에서 하루 2만 5000개가 넘는 새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코드 생성 AI 시장, 거액 투자 유치 경쟁 치열

설립 2년 만에 이룬 이번 성과는 코드 생성 AI 분야를 향한 전 세계 투자 열기를 방증한다. 최근 구글은 오픈AI가 인수를 추진했던 윈드서프(Windsurf)의 핵심 인력을 24억 달러(약 3조 3319억 원)에 영입했고, 경쟁사 코그니션(Cognition)이 남은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러버블은 미국의 경쟁사로 꼽히는 리플릿(Replit), 스택블리츠(StackBlitz)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번 투자 유치로 코드 생성 AI와 자동화 시장에서 자금 조달 규모 면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변하면서 피그마(Figma),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 같은 기존의 강자들도 자체 코드 생성 AI 기능 개발에 나섰다. 나스닥 상장사 윅스(Wix)는 지난해 6월 스타트업 베이스44(Base44)를 8000만 달러(약 1111억 원)에 인수하며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번 러버블의 투자에는 20VC, 바이파운더스(byFounders), 크레안둠(Creandum) 등 기존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투자를 주도한 액셀의 벤 플레처 파트너는 "러버블의 도구는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 수 없었던 99%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 "보안·안정성 과제"…유럽 넘어 세계 무대로

러버블은 확보한 자금으로 팀 규모를 확장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더 복잡한 앱과 웹사이트 자동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후불결제 기업 클라나(Klarna), 세일즈포스의 경쟁사 허브스팟(Hubspot), 프랑스 이미지 편집 스타트업 포토룸(Photoroom) 등 세계 여러 기업과 협업하며 대기업 고객과의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다만 기업 고객의 엄격한 보안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과제다. 올해 초 뉴스 사이트 세마포(Semafor)는 러버블 AI가 생성한 앱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드러나는 보안 취약점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버블의 안톤 오시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달간 보안 문제 탐지 시스템을 개선했다"며 "사용자가 러버블의 경고를 무시하는 극단적인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보안 결함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에는 클라나 공동 창업자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키가 설립한 플랫 캐피털(Flat Capital), 레볼루트(Revolut)의 닉 스토론스키, 슈퍼셀(Supercell)의 일카 파나넨 최고경영자(CEO) 같은 유럽의 유명 정보기술(IT)업계 억만장자들도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안톤 오시카 CEO는 스웨덴의 유니콘 기업들과 AI 스타트업들이 배출한 풍부한 인재들이 러버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의 기술 생태계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만약 우리가 이곳에 불을 지필 수 있다면,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을 만들 충분한 연료가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