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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원 넘는 갤폴드7이 '공짜'…단통법 사라지니 보조금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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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원 넘는 갤폴드7이 '공짜'…단통법 사라지니 보조금 '활활'

22일부터 단통법 폐지…시장 혼란
이통3사 점유율 경쟁도 무척 치열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25일 출시
정보 비대칭에 소비자 불만도 가중
서울 마포구의 한 대리점에서 출고가 237만9300원인 갤럭시 Z 폴드7의 실구매가가 '공짜'라고 광고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로 인해 보조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통 3사의 고객 유치전도 더욱 가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마포구의 한 대리점에서 출고가 237만9300원인 갤럭시 Z 폴드7의 실구매가가 '공짜'라고 광고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로 인해 보조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통 3사의 고객 유치전도 더욱 가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
22일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되면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극도의 혼란과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의 출시일이 단통법 폐지 직후인 25일로 확정되면서 벌써부터 사상 최대 수준의 지원금이 등장하고 있다.

아직 갤럭시 신작 출시 전이지만 벌써부터 유통시장 곳곳에서는 고가 단말기를 겨냥한 초대형 현금 지원, 이른바 '불법 보조금'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고, 온라인에서는 '성지'(보조금 최대 지원 매장)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 해킹과 위약금 면제 등을 통한 번호이동이 대거 발생했기에 SK텔레콤은 빼앗긴 가입자 탈환을 위해, KT와 LG유플러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장에서는 판매점과 대리점이 일찌감치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며 수십만 원에서 심지어 150만 원을 넘는 지원금까지 지급하는 이른바 '공짜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단통법하에서 형식적으로 금지돼왔던 경우도 실상은 회색 지대로 방치돼 왔으나, 법이 완전히 폐지되자 규제의 최소한마저 사라진 셈이다.

유튜브, 틱톡, 릴스 등에서도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의 가격이 '0원'이라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릴스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유튜브, 틱톡, 릴스 등에서도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의 가격이 '0원'이라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릴스 화면 캡처

일부 유통점에서는 예비 고객에게 SNS나 문자메시지로 "갤폴드7/플립7 0원 판매", "차비 30만 원 지급" 등 노골적인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갤럭시 Z 플립7, Z 폴드7을 번호이동 조건으로 사실상 마이너스폰(차비폰)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인증기와 구체적인 구매 후기, 거래 정보 공유가 쏟아지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수성과 인위적 고객 유치가 중요해지면서 각종 경품·사은품 경쟁 역시 극도의 난장판 양상을 보인다. 고가 요금제(월 10만 원 이상)에 한해 현금성 보조금, 캐시백, 사은품 등 '끼워팔기' 마케팅이 재연되고 있다.

단통법 폐지 이후 불법·편법 보조금에 대한 구속력 있는 상한제 규제 자체가 사라지면서 정부와 이통 3사의 관리감독 여력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일부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에서는 '최고가 지원금'을 올리는 매장 목록, 주문 폭증 상황, 각종 불공정 사례 제보를 SNS 등지에서 공유하며 자율 감시에 나섰으나, 현장에서는 소비자 역시 단말기 구매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으면서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한 매장 관계자는 "단통법 없이 시장을 자율에 맡긴 것이 실질적으로 이통사와 대리점, 제조사의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형국이 됐다"면서 "누구는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하고, 누구는 제값 다 내고 구입하는 현실이 재현되면서 소비자들은 결국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이가 생길 수밖에 없고, 번호이동을 반복하는 전문 '폰테크족'도 다시금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