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1억7000만 달러(약 161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억 달러(약 1931억 원)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출도 225억 달러(약 3조1020억 원)로 12% 줄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부문 매출은 16% 감소했다. 에너지 부문 매출 역시 7% 줄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차량 인도량 급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량은 38만4122대로 전년 동기의 44만3956대보다 13.5% 줄었다.
◇ 머스크 “로보택시, 연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 커버”
다만 머스크는 “우리는 자율주행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이 내년 말까지 테슬라의 재무 상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율주행이 핵심 이야기”라며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 인근에서 소규모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도심과 사우스콩그레스 지역에서만 초대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요금은 최근 6.90달러(약 9500원)로 인상됐다. 회사는 향후 네바다, 플로리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연말까지 미국 인구의 절반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세금 혜택·탄소배출권 축소도 부담
매출 감소에는 탄소배출권 수익 급감도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얻어왔으나 이번 분기 해당 수익은 4억3900만 달러(약 605억 원)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수익 감소는 미국 정부가 연방 세제 개편을 통해 전기차 및 환경 관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변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가을부터는 많은 탄소배출권 혜택이 사라질 예정이어서 테슬라의 하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정치적 논란도 타격…이미지 실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머스크가 지난해 말부터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보를 보이면서 캘리포니아와 유럽 등 기존의 주요 시장에서 소비자 반발이 커졌고,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이탈한 소비자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지난 3월 이후 인기 차종인 모델Y를 리프레시하고 모델S와 모델X의 고급 트림도 개선했으며 사이버트럭의 저가형 모델도 출시하는 등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이와 함께 테슬라 이사회가 오는 가을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가형 모델Y 추가 출시 가능성도 언급하며 “앞으로의 전환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