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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신약개발 안한다"…파이프라인 정리나선 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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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신약개발 안한다"…파이프라인 정리나선 로슈

로슈는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파이프라인 축소 발표
비만치료제 시작으로 항암제, 희귀질환 등 일부 포기
쉬네커 로슈 CEO "가치 높은 프로그램에 투자할 것"
로슈 스위스 바젤 사옥 모습. 사진=로슈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로슈 스위스 바젤 사옥 모습. 사진=로슈 홈페이지
글로벌제약사인 로슈가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들 중 일부의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진행한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낮은 시장성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미국 의약전문 매체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로슈는 최근 다수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주로 비만치료제와 항암제 등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이다.

이번에 임상 중단을 결정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지난 2023년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인수한 카못테라퓨틱스로부터 가져온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신약 'CT-173'이다. 앞서 로슈는 올해 이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 계획이었지만 언론인 대상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CT-173과 병용투약하는 임상도 모두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테레사 그레이엄 로슈 제약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임상을 진행했을 때 개발 가능성과 경쟁력 기준이 충족하지 않아 CT-173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에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다른 파이프라인도 중단한 것을 전했다.

다양한 항암제의 개발도 중단된다. 로슈가 지난 2020년부터 임상1상을 시작했지만 환자 모집의 난항을 겪었던 방광암 파이프라인의 개발도 철회했다. 로슈는 해당 파이프라인을 보완하기 위해 2022년 굿테라퓨틱스로부터 PD-1 조절 IL-2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했는데도 중단한 것이다.

지난 2023년 KSQ테라퓨틱스와 계약을 통해 확보한 USP1 억제제 'RG6614'는 폐기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진행한 임상1상에서 효과가 미비하고 임상 참여자 모집을 중단했다.

안과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RG7921'의 개발 중단도 전했다. 앞서 로슈는 신생혈관성 관련 황반변성 치료제를 위해 해당 후보물질을 개발하다가 중단했다. 이어 지난 2023년 망막정맥폐쇄치료제로 전환했는데도 중단을 결정했다.

토마스 쉬네커 로슈 CEO는 "이번 조치는 로슈의 우선순위 설정 방식에 대한 결과"라며 "가차기 높은 프로그램에 투자할 계획이며 대표적으로 비만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고부가가치 개발에 신규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비용절감의 일환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로슈는 미국 자회사 제넨텍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15개월간 제넨텍은 700명의 직원이 구조조정됐다.

구조조정에 대해 로슈는 성명을 통해 이번 구조조정은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혁신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