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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KGGB 정밀유도폭탄, 태국-캄보디아 전쟁서 첫 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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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KGGB 정밀유도폭탄, 태국-캄보디아 전쟁서 첫 실전

LIG넥스원 개발, 110km 밖 목표물 명중…K-방산 우수성 과시
저비용·고효율 장점 부각…미국 JDAM-ER 대체재로 급부상
계룡시에서 열린 '세계군문화엑스포'에 전시된 KGGB 유도폭탄. 삽입된 사진은 태국 공군 F-16 전투기에 장착된 KGGB의 모습.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계룡시에서 열린 '세계군문화엑스포'에 전시된 KGGB 유도폭탄. 삽입된 사진은 태국 공군 F-16 전투기에 장착된 KGGB의 모습. 사진=X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태국 왕립 공군(RTAF)이 캄보디아 군사 목표물 공습에 한국산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를 처음 실전에 사용했다.장거리 활공 유도폭탄이다. 한국이 수출한 정밀유도무기가 실전에서 운용된 첫 사례로, K-방산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한국과 태국 사이 방산 협력의 뚜렷한 성과를 보여줘 주목된다.

군사 전문 매체 '디 에비에이셔니스트'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각) 태국 공군이 F-16A 전투기에 LIG넥스원이 개발한 KGGB를 장착해 캄보디아의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에는 태국 공군 F-16 전투기 왼쪽 날개에 장착한 KGGB의 모습과 함께, 폭탄 위에 '헬로 훈센(Hello Hunsen)' 같은 손글씨를 적은 모습도 포착됐다.

◇ 110km 밖 목표물 정밀 타격…'스마트 폭탄' KGGB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2007년 개발된 KGGB는 일반 500파운드(220kg)급 비유도 폭탄인 MK-82에 GPS와 관성항법(INS) 유도장치와 날개 키트를 달아 정밀유도무기로 바꾼 무기다. 전투기에서 투하한 뒤 활공하며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한다. 투하 고도에 따라 사거리가 47km에서 최대 103km에서 110km에 이르며, 원형공산오차(CEP)는 3m에 불과해 정확도가 대단히 높은 무기로 꼽힌다. 안보 전문 사이트 글로벌시큐리티는 원형공산 오차를 단거리 발사 시 최소 5m에서, 최대 13m로 추정한다.

기존 비유도 폭탄을 미국산 JDAM-ER(합동정밀직격탄-사거리연장형)과 비슷한 수준의 정밀유도무기로 성능을 높여 비용 효율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췄다. 특히 비행 중에 목표를 바꾸거나 선회 공격도 가능해 산악 지형 후면 갱도에 숨은 적의 장사정포 같은 핵심 표적을 멀리서 정밀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해묵은 국경 분쟁으로 지난 7월 24일부터 사흘째 교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쪽은 다연장로켓과 자주포를 동원해 포격전을 벌였고, 최소 14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사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대행은 "상황이 나빠져 전쟁 상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태국이 아세안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고 비판해 양국 사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 K-방산 신뢰도 입증…수출 시장 확대 기대


이런 상황에서 태국 공군이 KGGB를 실전에 투입한 것은 이 무기체계에 대한 높은 신뢰를 방증한다. 태국 공군은 지난 2022년 LIG넥스원에서 KGGB 20기를 두 차례에 도입했다. 도입 당시 태국 공군은 KAI가 만든 T-50TH 전술입문훈련기에서의 운용을 염두에 뒀지만, 이번 실전으로 주력 전투기인 F-16과의 완벽한 호환성과 운용 능력을 입증했다. KGGB는 따로 소프트웨어나 임무 체계를 개조하지 않고 외부 조종사 표시 장치(PDU)만으로 통합 운용이 가능해 F-16, FA-50, F-15K 등 여러 전투기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한국 공군은 2018년 KGGB 1200기를 도입한 데 이어, 2020년 4700억 원 규모의 추가 도입 계약을 맺고 핵심 정밀타격 전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번 실전 운용은 양국 군사 협력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며, 앞으로 태국이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그리펜 전투기에도 KGGB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태국의 KGGB 실전 사용은 미국산 JDAM-ER 같은 고가 정밀유도폭탄의 효과적인 대안으로서 K-방산 무기체계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평가된다. 공중에서 비교적 먼 거리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 지형의 유리함이 중요한 국지전에서 첨단 핵심 무기로 자리 잡고 있다.

LIG넥스원은 중적외선과 반능동 레이저(SAL) 탐색기를 더하고 데이터 링크 기능을 보강하여 악천후에도 이동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KGGB 2'를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수출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