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정상회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도 합의도 없이 끝나
정상급 예우만, 미국 실질적 외교 성과 못 내
러시아에 유리한 질서만 남은 알래스카, 외신들 “트럼프 외교 실패” 혹평
정상급 예우만, 미국 실질적 외교 성과 못 내
러시아에 유리한 질서만 남은 알래스카, 외신들 “트럼프 외교 실패” 혹평

두 정상은 이날 군 의장대 사열과 ‘레드 카펫’ 환대를 받으며 만났고, 각종 사진과 악수 장면이 일제히 주요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됐다. 하지만 예정됐던 단독 회담과 확대회담 대신 3대3 비공개 회담으로 줄어들었고, 오찬 행사도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하루였다”고 했지만, 내용 없는 ‘정상급 행사’에 그쳤다는 식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 우크라이나 문제, 실질적인 진전 없이 끝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문제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평화협정이 단순한 휴전이 아닌 종전이어야 한다는 데 푸틴 대통령과 생각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어떻게 전쟁을 종식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공은 우크라이나에 넘어갔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회의는 시기적이고 유익했다”고 평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인정하는 대가로 남부 전선을 멈추자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파이낸셜타임스와 BBC가 전했다.
◇ 푸틴만 유리하게 남았다…서방 언론, 미국 외교 실패로 해석
회담 직후 미국과 유럽의 주요 언론은 “푸틴 대통령에게만 정치적 이득이 돌아간 행사였다”고 해석했다. CNN 등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이 말할 기회조차 양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지적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은 매우 유익했다”고 밝히고, 러시아 관영 언론에서도 “푸틴이 이겼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중요한 만남을 가졌지만, 전쟁을 멈추기로 결정하지 못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토 대표에게 연락해, 세 나라가 함께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관련 업계와 서방 외교가는 “미국이 푸틴을 예우하면서도 추가 제재를 유예했고, 결과적으로 러시아에 더 좋은 여건을 내줬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