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연준 독립성 도전, 달러화에 하방위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하면서 단기 금리 하락 베팅이 강해졌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향후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반영되며 장단기 금리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0.3% 하락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69%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91%까지 급상승하며 장·단기물 간의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일’ 관세 발표 당시의 3년 만의 일 중 최고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쿡 이사를 즉시 해임한다고 밝혔다. 해임 사유는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이다.
쿡은 변호사를 통해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이번 불법적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 고위 정책 결정자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법정 공방 가능성도 커졌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정치적 개입을 금융 시장 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 동안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깊이 관여해 온 스티븐 미란을 연준 금리 결정 패널에 임시로 임명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트럼프는 또한 고용 지표 통계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통계 책임자를 해임하기도 했다.
장단기 금리 격차 확대는 단기 금리 인하 기대와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시장에서는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마리에케 블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미국 국민들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분석가는 “연준이 현재 점점 심화되는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이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우위’란 정부의 부채 부담을 낮게 유지하려는 목적이 중앙은행 정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월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헤드라인에 대한 시장 반응은 단순한 비둘기파 정책 충격보다는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위험 회피(Risk-off)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연준 독립성에 대한 도전은 달러화에 명백한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