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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6,100 큐비트 프로세서 개발 '퀀텀 점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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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6,100 큐비트 프로세서 개발 '퀀텀 점프' 이뤘다"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진, 이전 기록보다 6배 큰 사상 최대 규모 배열 구축
안정성도 대폭 개선 큐비트 중첩 상태 13초 유지... 정확도 99.98% 달성
대규모 오류 정정 양자 컴퓨터 현실화 임박... 다음 목표는 '얽힘' 활용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과학자들이 세슘 원자를 큐비트로 사용 6,100개의 큐비트를 포함하는 배열을 구축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과학자들이 세슘 원자를 큐비트로 사용 6,100개의 큐비트를 포함하는 배열을 구축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또 하나의 주요 양자 컴퓨팅 기록이 압도적인 규모로 경신됐다.

28일(현지시각)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물리학자들이 무려 6,100개의 큐비트를 포함하는 배열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최대 규모 시스템이 포함했던 약 1,000개의 큐비트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최대 규모 배열의 비밀: 세슘 원자와 레이저 집게


이번 성과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세슘(Caesium) 원자를 큐비트로 사용했으며, 원자를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레이저 시스템을 '집게'처럼 활용해 원자를 가두었다.

큐비트는 전통적인 컴퓨터의 비트와 달리 '중첩(Superposition)'이라는 현상을 이용한다. 이는 1이나 0 같은 이진 상태뿐만 아니라 확률의 확산을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기존 컴퓨팅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양자 알고리즘을 실용화하려면 많은 큐비트가 필요하다. 특히 이처럼 대규모 큐비트 배열을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오류 정정 기능 때문이다. 이 기능은 기계의 작동을 재확인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하여, 큐비트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과 질 모두 잡았다: 안정성 10배, 정확도 99.98%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이번 큐비트 수의 급격한 증가는 단일한 혁신보다는 레이저 핀셋부터 초고압 진공 챔버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분야의 엔지니어링 발전이 누적된 결과다.

특히, 시스템의 안정성 또한 크게 개선됐다. 이 최신 배열의 큐비트는 중첩 상태를 거의 13초 동안 유지했는데, 이는 이전 구성보다 약 10배 더 긴 시간이다.

더욱이 개별 큐비트는 99.98%의 정확도로 조작될 수 있어, 양자 기술의 프로그래밍 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한 벤치마크를 확립했다.

물리학자 노무라 교헤이는 "대규모, 더 많은 원자를 사용하면 정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우리의 연구 결과는 양과 질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오류 정정 컴퓨터 현실화"…다음 목표는 '얽힘'


물리학자 마누엘 엔드레스는 "이는 중성 원자 양자 컴퓨팅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순간"이라며, "이제 우리는 대규모 오류 정정 양자 컴퓨터로 가는 길을 볼 수 있게 됐다. 기본 구성 요소는 이미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만, 양자 컴퓨터가 현대 슈퍼컴퓨터의 실질적인 대안이 되려면 더 많은 큐비트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요구된다.

다음 단계로, 연구진은 큐비트 간의 '얽힘(Entanglement)' 현상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스템은 단순 정보 저장 수준을 넘어 실제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리학자 한나 마네치는 "양자역학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우주에 대해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기계를 만든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밝히며, 양자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물질과 물리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