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항구에 세관원 동원, 반도체 선적 엄격 검사... 美 칩 의존도 낮추기
바이트댄스·알리바바 등에 엔비디아 제품 주문·테스트 중단 지시
바이트댄스·알리바바 등에 엔비디아 제품 주문·테스트 중단 지시

최근 몇 주 동안 전국의 주요 항구에 세관원 팀이 동원되어 반도체 선적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실시했다고 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인용해 전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검사는 현지 기업이 규제 당국의 지침에 따라 중국 전용 엔비디아 칩 구매를 중단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이끄는 중국 규제 당국은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를 포함한 주요 기술 기업에 엔비디아 제품의 주문과 테스트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9월 중순부터 세관 검사가 모든 첨단 반도체 제품을 포함하도록 확대되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엔비디아의 주요 시장 중 하나였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저사양 칩을 별도로 개발해 판매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제 자국 기업들이 이러한 중국 전용 칩조차 구매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국산 칩 사용을 강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 구매를 중단하도록 지시받았다는 것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들 기업은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 엔비디아 칩 사용을 중단하면 단기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중국은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 등 국산 AI 칩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성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측면에서 엔비디아에 비해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세관 검사 강화는 중국 기업들이 우회 경로를 통해 엔비디아 칩을 수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제3국을 경유하거나 중개업체를 통해 미국 칩을 구매해왔다.
이번 단속으로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더욱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 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었는데, 중국의 추가 규제로 타격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국산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내수 시장 확보로 화웨이, 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중국 AI 산업의 발전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엔비디아 칩의 성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단시간에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중 기술전쟁은 반도체를 넘어 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양국의 기술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기술 생태계도 분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중국의 세관 단속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어느 정도 강도로 시행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