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갤럭시 S26 탑재 예정…TSMC·인텔보다 한발 빨라
웨이퍼 가격 1만달러 차이로 가격경쟁력 강화 나서
웨이퍼 가격 1만달러 차이로 가격경쟁력 강화 나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 양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핵심 칩으로, 삼성의 2나노 공정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기술 완성도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TSMC나 인텔과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엑시노스2600을 본격 생산 단계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2600은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으로 생산하는 첫 주력 제품이다. 전력 효율은 이전 세대보다 20% 이상 향상됐고 연산 성능은 15%가량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양산은 삼성의 초미세 공정 기술이 연구개발(R&D) 단계에서 대량생산 체제로 옮겨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나노 공정은 회로 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 수준으로 전력 누설을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업계는 엑시노스2600 양산을 계기로 2나노 공정이 스마트폰용 칩을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이미 테슬라로부터 자율주행용 AI칩 생산을 수주한 데 이어 글로벌 이미지센서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칩 중심의 수주 확대 전략을 통해 파운드리 수익성을 높이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TSMC는 내년 중 2나노 양산을 예고했지만, 주요 고객사 물량은 애플 중심으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18A(1.8나노) 공정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 대량생산 시점은 2026년 이후로 예상된다. 삼성은 엑시노스2600을 통해 2나노 양산 경험을 선점함으로써 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삼성은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TSMC 2나노 웨이퍼는 3나노 대비 10~20% 인상 또는 약 3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차세대 파운드리 공장의 조기 가동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테일러 공장은 2나노와 3나노 라인을 병행 생산할 수 있는 복합 구조로 설계됐다. 향후 AI용 반도체, 모바일 AP, 자율주행용 칩 등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기술 경쟁력 과시를 넘어 고객 기반 확장의 출발점으로 본다. 파운드리 고객이 늘수록 고정비 부담이 줄고 수율 안정화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2나노 공정의 수율 확보와 고객 다변화는 여전히 삼성의 숙제로 꼽힌다.
삼성이 엑시노스2600 양산을 통해 2나노 공정 기술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테일러 공장 완공과 고객 확대가 병행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판도에 변화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삼성은 올해를 2나노 상용화 원년으로 삼고 기술력·원가·생산망의 세 축을 앞세워 차세대 반도체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서고 있다. 2나노 공정이 AI, 자율주행, 고성능컴퓨팅(HPC) 등 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가운데 삼성의 선제적 양산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