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금값 폭등에 웃는 이탈리아…‘금 안 팔기 전략’ 통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금값 폭등에 웃는 이탈리아…‘금 안 팔기 전략’ 통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고 내부. 복도와 금속 격자 보안창 뒤로 금괴가 빼곡히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고 내부. 복도와 금속 격자 보안창 뒤로 금괴가 빼곡히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이탈리아가 수십 년간 중앙은행 금 보유고를 지켜온 결단이 금값 폭등과 맞물리며 ‘황금의 역설’을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 세계 3위 금 보유국, 418조 원 규모


로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현재 2452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금값 급등으로 보유고 가치는 약 3000억 달러(약 418조 원)에 이르러 2024년 국내총생산(GDP)의 13%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로마 본점 지하 금고에 약 1100톤을 보관하고 있고, 나머지는 미국·영국·스위스에 분산 보관 중이다.

또 4.1톤 규모의 금화 87만여 개는 ‘성물 보관소’로 불리는 별도 공간에 보관돼 있다.

◇ 나치 약탈의 교훈, 팔지 않은 금


이탈리아가 금을 ‘국가의 신뢰 자산’으로 여기는 관행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나치 독일이 파시스트 정권과 함께 금 120톤을 약탈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1958년 이탈리아는 약탈된 금의 4분의 3을 되찾았고, 1960년까지 보유량을 1400톤으로 늘렸다.

이후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금융위기 등 세계경제가 요동칠 때도 금을 매각하지 않았다.

◇ 부채 4867조 원 넘어도 “금은 안 판다”


현재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3조 유로(약 4867조 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에 이르지만 중앙은행은 금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금의 절반만 팔아도 재정난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지아코모 키오리노 바카 파트리모니 셀라앤컴퍼니 시장분석 책임자는 “절반을 팔아도 부채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금값은 현재 온스당 4200달러(약 586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