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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비인기 메모리’ 가격도 끌어올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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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비인기 메모리’ 가격도 끌어올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 진입

AI칩 생산 집중으로 일반 메모리 공급난 심화…DRAM 가격 1년 새 3배 급등
글로벌 기업 AI 인프라 투자 4000억달러…삼성·하이닉스 ‘비AI 메모리’ 수익성 역전 전망
AI(인공지능) 문자와 로봇 손이 컴퓨터 마더보드에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인공지능) 문자와 로봇 손이 컴퓨터 마더보드에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칩 제조업체들이 AI 칩을 생산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서두름으로 인해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에 사용되는 덜 화려한 칩의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일부 고객의 패닉 구매와 가격 급등이 촉발되고 있다고 업계 임원과 분석가들이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AI 붐의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칩 제조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고급 AI 칩을 제공하고 주가 상승하는 데 있어 경쟁사에 뒤처졌었다.

보다 평범한 반도체의 공급이 너무 타이트해져서 장치 제조업체들이 미친 듯이 메모리 칩을 비축함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칩 산업은 일부 분석가들이 "슈퍼 사이클"이라고 부르는 단계로 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영진은 말했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 월드와이드(Fusion Worldwide)의 사장 토비 고너먼은 "지난 한두 달 동안 엄청난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확실히 스크램블이 진행되고 있으며 곧 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많은 부족 상황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중·삼중 주문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칩 제조업체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AI 칩셋이 2022년 11월 출시 이후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후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대한 전 세계적인 서두름을 불러일으켰다.

CXMT와 같은 중국 경쟁사의 저가형 칩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RAM 칩 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고급형 칩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산호세에 본사를 둔 리서치 회사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의 부회장 댄 허치슨은 "너무 많은 돈이 떠다니며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칩 및 데이터 센터에 대한 최근 기술 거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구글), 아마존닷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코어위브를 포함한 주요 기술 회사들은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AI 인프라에 40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호황은 기존 데이터 센터와 개인용 컴퓨터의 교체 주기와 예상보다 좋은 휴대폰 판매와 일치하여 HBM이 아닌 메모리 칩의 공급 부족을 악화시키고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전통적인 데이터 센터 운영자는 2017~2018년 이전 호황 기간 동안 구입한 서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하기 시작했다.

고너먼은 주류 서버 칩을 언급하며 "그들은 모두 6~8개월 전에 DDR5 서버 메모리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DDR5 서버 모듈의 평균 판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리고 분명히 그것은 마이크론, 하이닉스, 삼성의 귀에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로이터에 제공된 테크인사이츠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양한 응용 분야에 사용되는 DRAM의 현물 가격은 4월에 4% 상승한 후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거의 3배 상승했다.

DRAM 칩의 평균 재고는 전년 동기 10주, 2023년 초 31주에서 이번 분기에 단 8주로 감소했다.

KB증권의 제프 김 리서치 책임자는 현재의 가격 인상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비 HBM 메모리 칩이 수익성 측면에서 HBM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부터 9월까지 삼성전자는 일반 DRAM의 경우 약 40%, HBM의 경우 60%의 영업 마진을 창출했다고 김 씨는 추정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026년 HBM과 비HBM 모두에서 건전한 마진을 예측했다.

반면 칩 가격 급등은 미국의 관세 인상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확대로 인한 공급망 중단 가능성으로 인해 이미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전제품 및 서버 제조업체에 마진 압박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산업용 PC 공급업체 어드밴텍(Advantech)의 임베디드 부문 사장 밀러 창은 "최근 DRAM 부족이 이렇게 심각해지면서 우리는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비용 압박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영국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 라즈베리 파이는 예를 들어 이달 초 메모리 비용이 1년 전보다 약 120% 증가했다는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CEO 에벤 업튼은 "우리는 이제 이 비용의 일부를 전가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비HBM 칩의 수익성 개선은 올해 메모리 칩 제조업체의 주가 상승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삼성의 주가는 80% 이상 상승했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주가는 각각 170%와 140% 급등했다. 대만 메모리 제조업체와 메모리 모듈 회사의 주가는 DDR4 부족으로 인해 지난 한 달 동안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AI 버블의 징후를 경계하고 있다.

허치슨은 업계가 일반적으로 한두 해 동안 지속되는 전형적인 부족을 겪고 있으며 테크인사이츠는 2027년에 칩 산업 침체를 예측하면서 "슈퍼사이클"이라는 용어가 과장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HBM이 아닌 칩에 대한 노출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HBM 칩 및 TSMC에서 SK하이닉스와의 큰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힐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삼성 투자자인 페트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파트너 알버트 용은"극도의 비관론은 삼성에 대한 극도의 낙관론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