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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희토류 수출 통제 임박…글로벌 완성차업계 ‘부품 대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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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희토류 수출 통제 임박…글로벌 완성차업계 ‘부품 대란’ 비상

지난 2021년 9월 8일(현지시각) 미국 켄터키주 스파르타의 켄터키 스피드웨이에 반도체 칩이 없어 출고되지 못한 포드 F-150 차량 수천 대가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9월 8일(현지시각) 미국 켄터키주 스파르타의 켄터키 스피드웨이에 반도체 칩이 없어 출고되지 못한 포드 F-150 차량 수천 대가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다음달 8일(이하 현지시각)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전 세계 완성차업계가 핵심 부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관련 업계는 “중국의 통제가 현실화되면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中, 글로벌 공급망 장악


희토류는 자동차의 사이드미러, 스피커, 오일펌프, 연료누출·제동 센서 등 각종 전장 부품의 모터에 사용되며 전기차에서는 그 비중이 더욱 크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70%, 정제의 85%, 합금 및 자석 생산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통제 대상에는 이터븀, 홀뮴, 유로퓸 등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인 원소들이 포함됐다.

◇ 美·호주 ‘핵심 광물 협정’으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백악관에서 ‘핵심 광물 협정’을 체결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미국은 이 협정을 통해 호주 내 희토류 광산 개발에 투자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독일 금속분말업체 NMD의 나딘 라이너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외에도 매장지는 많지만 정제 설비가 없어 실질적인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무거운 희토류 정제의 99.8%를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 “두 달이면 산업 멈출 수도”


라이언 그림 토요타자동차 북미법인 부사장은 “중국이 공급을 차단하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두 달 만에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노 가에리 보쉬 유럽지역 대표는 “업계가 통제 시행 전에 희토류를 대량 비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차 부품 협력업체 관계자는 “올초 미리 확보한 재고가 이미 바닥났다”며 “공급이 빠듯한 상태”라고 밝혔다.

◇ ‘희토류 없는 모터’ 개발 시도


GM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ZF, 보그워너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거나 배제한 전기차 모터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BMW와 르노는 이미 ‘희토류 프리 모터’를 양산차에 적용했다.

영국 기술기업 모누모는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객사의 모터 설계에서 희토류 사용량을 평균 24% 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SC 인사이트의 앤디 레일랜드는 “중국은 언제든 가격을 인하해 대체 기술을 압박할 수 있다”며 “비싼 부품 채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희토류 거래업체 트라디움의 얀 기제 이사는 “이번 조치는 시작일 뿐”이라며 “중국은 앞으로도 자원 통제를 통해 공급망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