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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픈AI, ‘대마불사’ 논란 제기돼…“美 주요 빅테크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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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픈AI, ‘대마불사’ 논란 제기돼…“美 주요 빅테크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로이터

샘 올트먼이 이끄는 오픈AI가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복잡하게 얽힌 투자 구조 속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아직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오픈AI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오라클 등 미국의 핵심 기술 기업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면서 “오픈AI가 실패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구조로 커졌다”고 전했다.

WSJ는 “오픈A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급성장하며 미국의 경기 둔화를 막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기업이 사실상 ‘너무 커서 실패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WSJ는 “만약 샘 올트먼의 AI 비전이 현실화되지 못할 경우 기술주 중심의 시장뿐 아니라 미국 경기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약 500억 달러(약 71조4500억 원)로 평가된다. 이는 비록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매출과 비교하면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픈AI는 MS와 협력을 통해 세계 AI 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MS는 오픈AI 지분의 27%를 확보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4조 달러(약 5716조 원)를 돌파했다. 또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4조29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으며 이 발표 직후 시가총액이 5조 달러(약 7145조 원)를 넘어섰다.

이처럼 오픈AI와 미국 주요 기술기업 간의 복잡한 거래 구조는 금융위기 당시 대형 은행들이 서로 얽혀 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WSJ는 우려했다.

WSJ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대마불사’로 불렸던 은행들처럼 오픈AI도 AI 산업의 핵심 네트워크 속에서 지나치게 많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즉 오픈AI가 흔들릴 경우 AI 반도체·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오픈AI가 1조 달러(약 1429조 원) 규모 기업공개(IPO)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WSJ는 “오픈AI의 급성장은 새로운 혁신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의 취약점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며 “이른바 ‘대마불사’ 신화가 기술 산업으로 옮겨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MS의 무스타파 설레이만 AI부문 최고경영자(CEO)는 “AI 산업은 아직 그 규모와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WSJ는 “AI 중심의 투자와 기술 개발이 경제 전반에 걸쳐 의존도를 높이는 현상은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AI 혁신의 속도가 둔화하거나 오픈AI의 기대가 빗나갈 경우 AI 생태계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AI판 ‘대마불사’는 미국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