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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포비아'에 LCC 또 흔들…유가·환율 겹악재에 수익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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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포비아'에 LCC 또 흔들…유가·환율 겹악재에 수익성 '빨간불'

캄보디아 사건 여파…동남아 노선 '심리 한파'
핵심 시장 흔들리면 LCC 수익성 직격탄
유가·환율 이중고 속 구조조정 불가피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사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사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감금·인신매매 사건이 '동남아 여행 공포'로 번지며 여행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어서다. 이미 유가 급등과 고환율, 잇단 안전사고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동남아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리오프닝 특수를 누리던 시장이지만 8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일본과 중국 노선은 각각 8%, 1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캄보디아 사태 이후 단체 여행 취소가 잇따르며 '심리적 수요 급랭'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동남아가 LCC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는 점이다. 인천공항 기준 LCC 국제선 여객의 약 80%가 일본·동남아 노선에서 발생한다. 수요가 위축되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론적으로 항공산업에서 수요 위축 → 좌석 공급 과잉 → 단가 하락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즉 동남아 노선에 편중돼 있는 LCC의 경우 더 타격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여행 기피 흐름이 지속된다면 LCC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구조적 압박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경쟁심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 LCC의 전반적인 노선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환율과 유가가 다시 오르며 악재가 겹쳤다.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유지 중이다. 항공유는 LCC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해 원화 약세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LCC는 저가 항공권 구조상 이를 요금에 전가하기도 어렵다.

황 교수는 "수요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노선의 공급을 빠르게 줄이거나 운항 횟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변동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성수기, 비성수기 시점의 운항 패턴을 재검토해 좌석공급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항공유 비용 상승 리스크에 대비해 헤지 전략을 강화하거나 장기계약을 통한 가격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부가서비스(프리미엄 좌석·기내 유료 서비스)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