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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아시아 제조업, 트럼프 관세 여파에 동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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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아시아 제조업, 트럼프 관세 여파에 동반 위축

지난 2019년 6월 28일(현지시각) 중국 장쑤성 난퉁의 한 공장에서 새로 생산된 분쇄기를 직원이 측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6월 28일(현지시각) 중국 장쑤성 난퉁의 한 공장에서 새로 생산된 분쇄기를 직원이 측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세계 주요 제조업의 경기가 부진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제조업 지표가 일제히 둔화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비롯한 산업지표를 인용해 4일(현지 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 미국, 제조업 8개월 연속 위축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여파로 신규 주문이 줄고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8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일부 제조업체는 “관세 상황의 불확실성이 향후 가격과 비용 예측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생산 설비용 장비에도 관세가 부과돼 설비 확장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 유럽, 독일 중심으로 생산 위축


유로존 제조업도 사실상 정체상태로 파악됐다.

독일은 생산 성장세가 다시 둔화됐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제조업이 위축됐다. 반면 스페인은 9월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가장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는 재규어랜드로버가 사이버공격 이후 공장 가동을 재개한 ‘일시적 반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파올로 그리냐니 연구원은 “유로존 제조업은 여전히 침체 국면에 있으며, 성장세는 내수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아시아, 수출 부진에 둔화…인도만 선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아시아 순방 중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관세 상호 유예’에 합의했지만 아시아 수출국들은 여전히 미국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은 7개월 연속 둔화됐고, 한국의 제조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기준 중국의 민간 PMI는 수출 주문 감소로 성장세가 약화됐으며 공식 PMI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즈춘 황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중국 경제가 10월 들어 제조업과 건설 전반에서 모멘텀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강한 내수 수요에 힘입어 제조업 성장이 오히려 가속화됐다. 반면 말레이시아와 대만은 제조업 위축세가 이어졌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다소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정책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효과는 일부 나타내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 교역 둔화와 공급망 교란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과의 회담에서 1년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조치가 미·중 간 구조적 갈등을 해결할 근본적 계기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