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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원 넘보는 환율… 은행·보험사 외환리스크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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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원 넘보는 환율… 은행·보험사 외환리스크 관리 강화

10~11월 연일 1400원 선 유지
은행 'RWA' 조절, 보험사 운용 위험도 관리
그래프=이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프=이민지 기자
원·달러 환율이 7개월만에 1450원 선을 돌파하면서 은행과 보험사 모두 외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원화약세와 강달러’에 따른 고환율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어 은행은 위험가중자산(RWA) 조절, 보험사는 외화자산 운용 위험도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고환율 장기화 시 은행은 외화차입금평가액 증가로 위험 RWA이 늘어나고, 보험사는 외화표시 유가증권 위험도와 환헤지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직전 주간거래에서 1457.90원으로 마감했다. 주요 6개국 대비 미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최근 기준선 100을 넘나들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하반기 들어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30일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1400원 선을 유지했다. 지표누리에 따르면 달러 당 원화 가치는 외환위기가 있던 1997년 말 1695원까지 급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1570원(3월 2일)까지 치솟았다. 이후 환율은 1000~120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12월 1472.6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고환율 장기화 시 은행은 유동성 확보와 자본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외화차입금평가액 증가로 위험 RWA이 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주문에 따라 기업대출 등의 증가가 예정된 상황이다. 이는 RWA 부담이 큰 만큼 자본비율을 끌어올려 둬야 하는 와중에 고환율은 부담을 안겼다.

앞서100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하나금융지주의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년 20조원 생산적·포용금융 자본을 투입하면 RWA가 12조원 상승한다”고 했다.

투자이익으로 실적의 상당 부분을 방어하는 보험사의 경우 고환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달러나 유로 등 외화로 표시된 외화표시 유가증권이 보험사의 주요 자산인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위험도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외화자산 운용 규모는 대폭 늘었다.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가 보험업법이 개정된 지난 2020년부터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모두 50%로 상향된 영향이다. 손해보험사도 상반기 기준 약 36조원의 외화표시증권을 보유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보험사 보유 자산의 평가액은 늘지만 환헤지 비용도 함께 증가해 현금 부담 및 비용이 늘게 된다. 생보·손보사의 전체 외화자산 규모가 상승한 만큼, 환율 증가와 관련한 헤지 비용은 큰 규모로 오를 수 있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통상 외화자산의 100% 수준을 환헤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헤지 시에는 주기적인 롤오버(새 계약으로 만기 연장)가 필요한데, 고환율 상황에서 롤오버를 하는 경우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 이런 비용을 종합한 값이 보유 자산 평가액보다 큰 경우 사실상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고환율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속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6년 달러는 올해보다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가 본격 반영되는 물가와 감세 본격화에 대한 우려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