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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TSMC, 엔비디아 '루빈' 맞이…3나노 생산 50% 대폭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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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TSMC, 엔비디아 '루빈' 맞이…3나노 생산 50% 대폭 증설

젠슨 황, 타이난 팹 방문…월 16만 장 '독점 할당' 협상
TSMC, N3P 이어 A16 공정까지…AI가 차세대 공정 이끈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3나노(nm) 공정 생산 능력을 50% 대폭 증설한다. 엔비디아는 이 증설 물량의 '막대한 몫'을 확보하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Vera Rubin)' 라인업 생산을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대만 UDN(聯合報)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을 방문, TSMC 경영진과 회동했다. 황 CEO의 이번 방문 핵심 의제는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한 3나노 공정(N3/N3P)에서 생산될 AI 제품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 GPU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AI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칩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이에 황 CEO가 3나노 양산을 담당하는 대만 남부 과학단지(Southern Taiwan Science Park) 타이난 소재 TSMC 팹(공장)을 직접 둘러볼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남부 대만 과학단지(STSP)에 위치한 3나노 팹의 생산 능력을 현재 월 10만 장(웨이퍼 투입 기준)에서 16만 장으로 약 50% 증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주목할 점은 이 증설 물량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할당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베라 루빈' AI 칩의 수요가 막대할 것으로 확신하고, 조기에 공급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TSMC는 이를 통해 기존의 모바일 고객사(애플 등) 외에도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을 수익의 핵심 축으로 강화하는 모습이다.

N3P 공정·HBM4 탑재…차세대 '베라 루빈' 온다


엔비디아에게 '루빈' AI 라인업은 2026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는,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중추적인' 제품이 될 전망이다. 기존 '블랙웰 울트라'의 후속 제품인 이 차세대 칩은 TSMC의 3나노 개량 공정인 N3P를 기반으로 하며, 업계 최초로 최신 HBM4 D램을 탑재한다. 이를 통해 상당한 '연산 능력의 도약'을 이루고 AI 성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루빈'의 본격 양산이 두 분기 가까이 남았음에도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을 이미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AI 업계가 엔비디아의 차기 제품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는 방증이다.

'AI 동맹' 공고화…A16 공정까지 협력 이어가나


TSMC에게도 엔비디아는 핵심 고객이다.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가 TSM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가운데, 엔비디아가 그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A16(1.6나노)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도 계획 중이다. 업계에서는 A16 공정의 첫 번째 주요 고객 역시 엔비디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TSMC는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양사간의 공급 안정성 확보와 '기술적 엮임(co-dependency)'을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증설 결정에 따라 TSMC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3나노 공정이 회사의 핵심 매출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나아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공급난을 해소하고, AI 산업 전반의 확장을 가속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