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 고용 3만2000명 감소...예상 밖 '역성장'에 시장 충격
셧다운으로 '깜깜이' 된 노동부 통계 대신 ADP가 '나침반' 부상
‘나쁜 뉴스가 호재?'...韓 증시 반등 기대 속 실물경제 타격 우려
셧다운으로 '깜깜이' 된 노동부 통계 대신 ADP가 '나침반' 부상
‘나쁜 뉴스가 호재?'...韓 증시 반등 기대 속 실물경제 타격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기업들의 급격한 고용 감소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를 앞당기는 결정적 '트리거(Trigger)'로 작용한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망 뒤집은 '고용 쇼크'... 한 달 새 분위기 급반전
미국 고용 분석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3일 발표한 '전국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민간 부문 일자리는 3만2000개 줄어들었다. 당초 월가 경제학자들이 소폭 증가를 점쳤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지난 10월 4만7000개 일자리가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고용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선 셈이다.
이번 ADP 보고서는 평소보다 시장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여파로 노동통계국(BLS)의 데이터 수집과 처리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BLS의 10월과 11월 공식 고용 지표는 오는 16일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다음 주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연준 위원들에게 ADP 보고서는 현재 고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실시간 나침반'이 됐다.
스티븐 브라운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지역 부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이미 경기 둔화를 경고한 상황에서 11월 ADP 고용 지표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는 FOMC 위원들이 다음 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강력한 명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ADP 보고서 발표 직후 12월 회의 금리 인하 확률은 약 89%까지 치솟았다.
"작은 가게부터 쓰러진다"... 소상공인이 울린 경고음
이번 고용 한파의 진원지는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이었다. 통상 연말연시 대목을 앞두고 직원을 붙잡아두거나 임시직을 늘리는 계절적 특수마저 실종됐다. 11월 한 달 동안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무려 12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반면 자금력이 있는 중대형 기업들은 고용을 늘려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역사적으로 약체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가장 먼저 무너져내리는 소규모 사업체들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와 같다"고 우려했다.
韓 경제, '유동성 파티' vs '수출 한파' 갈림길
미국의 고용 충격과 이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국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금융 시장에서는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화 약세(원화 가치 상승)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을 부추기는 긍정적 요인이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고금리에 억눌렸던 바이오, 인터넷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물 경제, 특히 수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민간 고용 감소는 곧 미국 소비자의 지갑이 닫힌다는 뜻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소비 위축은 자동차(현대차·기아),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전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실적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관계자는 "미국의 고용 둔화가 물가를 잡는 과정의 연착륙인지, 아니면 급격한 경기 침체로 가는 전조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금융 시장은 금리 인하라는 '부양책'에 환호하겠지만, 기업들은 대미 수출 감소라는 실물 경제의 충격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소상공인의 몰락은 한국의 중간재 수출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내수 경기가 식으면 한국산 부품과 소재 수요도 덩달아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감'과 '경기 침체 공포(R의 공포)' 사이에서 증시가 출렁이는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뉴욕증시] S&P500·나스닥 지수 소폭 상승](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5120506182901947be84d8767411822112019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