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에 은행 가계대출 반토막…2금융권 풍선효과 감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2금융권에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월 말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117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6월 6조2000억원에서 6·27 대책 영향으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급감했다가 10월 3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10·15 추가 대책 영향이 반영되면서 11월 증가폭은 다시 9월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한 달 전 보다 7000억원 늘어난 93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1조2000억원 증가한 239조2000억원이었다. 주담대 증가폭은 2023년 3월(+5000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의 경우 10·15 대책 전 늘어난 주택 거래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에 따라 생활안정자금 상환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도 줄어 전체적으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며 "기타대출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신용대출 중심으로 10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 거래량의 경우 10·15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현저히 줄었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 그다지 감소하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11월 이후 가계대출은 연말·연초 부실채권 매·상각이나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9월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감지됐다.

금융당국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이 전월(+4조9000억원)보다 8000억원 적은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증가 폭이 10월 3조5000억원에서 11월 1조9000억원로 급감했지만, 2금융권 증가 폭이 10월 1조4000억원에서 11월 2조3000억원으로 확대된 탓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담대는 한 달 새 2조6000억원 불었다. 다만 증가액은 10월(+3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증가폭은 1조6000억원으로 10월(+1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올해 총량관리 목표에 따라 가계대출을 원활히 관리하고 있다"며 "일률적인 대출절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금융사는 총량관리 목표를 초과한 상황인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목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내년 가계대출 경영계획 수립시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기조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