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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금융 족쇄 푼다”... 규제 완화 신호탄에 美 은행주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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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금융 족쇄 푼다”... 규제 완화 신호탄에 美 은행주 ‘폭등’

베선트 재무장관 “FSOC, 규제보다 성장·안보 우선”... 15년 만의 정책 대전환
월가 “20년 만의 호황 온다” 환호 속 “단기 거품·위기 재연” 경고음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규제 일변도’의 금융 감독 정책을 폐기하고 ‘성장 중심’으로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규제 일변도’의 금융 감독 정책을 폐기하고 ‘성장 중심’으로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규제 일변도의 금융 감독 정책을 폐기하고 성장 중심으로 대전환을 선언했다. 시장은 이를 강력한 호재로 받아들이며 즉각적인 랠리로 화답했다.

배런스는 지난 11(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의 기능을 규제 중심에서 경제 성장 지원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해 온 광범위한 금융 규제 완화가 본격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규제지고 성장뜬다... 15년 만에 감독 체계 수술


베선트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서한을 통해 자신이 의장을 맡은 FSOC가 앞으로 경제 성장과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위험 평가 방식은 과도한 규제를 낳고 성장을 가로막았다고 지적하며, 금융 안정에 대한 위협을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

FSOC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고 대형 금융사들을 감독하기 위해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설립된 기구다. 연방준비제도(Fed)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주요 금융 당국 수장들이 참여하는 이 협의체는 그동안 월가에 대한 고강도 규제의 상징과도 같았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표는 금융위기 방지라는 명분 아래 15년간 지속된 규제 중심의 금융 감독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FSOC는 회복력과 혁신을 지원하는 금융 시스템을 육성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금융 회복력을 높이면서도 잠재적 위험을 추적하는 방안을 연구할 새로운 실무 그룹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속 불가능한 거품”... 다시 고개 드는 위기론


일각에서는 급격한 규제 완화가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 규제 강화를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 베터 마켓츠(Better Markets)’의 데니스 켈러허 최고경영자(CEO)는 베선트 장관의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도드-프랭크법 제정에 참여했던 켈러허 대표는 금융 규제가 경제 성장을 해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견고한 성장이 아니라, 소수에게만 유리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단기적 거품 성장만 초래할 뿐이라며 금융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SOC는 직접적인 규제 권한은 없지만, 연준이나 SEC 같은 규제 기관에 권고안을 제시해 정책 방향을 트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베선트 장관은 회원 기관들과 협력해 현행 규제 체계가 과도한 부담을 주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론자들은 이 과정에서 시장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해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융 시장의 규제가 완화되면 자본 유동성은 풍부해지지만, 그만큼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금융 규제 완화실험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위기 불씨가 될지 전 세계 금융권이 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