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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향수에 기대는 건 위험”…라이카, 아이폰 시대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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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향수에 기대는 건 위험”…라이카, 아이폰 시대 생존 전략

라이카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라이카 로고. 사진=로이터

독일의 명품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가 스마트폰 카메라 시대에 맞선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00여년 전 대량 생산 소형 카메라로 현대 사진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라이카는 한때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디지털 전환과 고가 전략을 통해 부활에 성공했고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에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라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마티아스 하르슈 라이카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과거의 향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하다”고 말했다.

◇ 파산 직전까지 갔던 라이카, 디지털 전환으로 반전

라이카는 1925년 세계 최초의 대중용 35㎜ 카메라를 출시하며 사진 산업을 혁신했지만 일본 캐논·니콘·소니 등이 주도한 디지털 카메라 경쟁에서 뒤처지며 지난 2005년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투자자 안드레아스 카우프만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라이카는 디지털 M 시리즈를 비롯해 고급 렌즈에 투자했고 흑백 전용 센서 카메라나 화면이 없는 디지털 카메라 같은 실험적 제품도 내놓았다.

그 결과 라이카는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매출 5억9600만 유로(약 1조118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2004~2005년 매출이 9400만 유로(약 1596억 원)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 “카메라 산업은 죽지 않았다”…초고가 시장 집중


라이카는 전 세계 4000유로(약 679만 원) 이상 고가 카메라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최신 M 시리즈 바디 가격은 렌즈를 제외하고도 8000유로(약 1358만 원) 수준이다.

라이카는 전통적인 바우하우스 디자인과 고급 광학 기술을 결합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사진가와 수집가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키워왔다. 전 세계 120곳이 넘는 라이카 직영 매장은 갤러리를 겸하는 경우도 많다.

하르슈 CEO는 “죽었다고 여겨졌던 카메라 산업이 실제로는 다시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진에 관여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과 공존…프로젝터·웨어러블로 확장


라이카는 스마트폰을 경쟁자가 아니라 협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스마트폰에 라이카 카메라 기술을 제공했고 스마트폰 사진에 라이카 특유의 색감을 적용하는 앱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고급 시계에 이어 안경 사업에도 진출했으며 프로젝터 사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라이카 프로젝터는 대당 3500유로(약 594만 원) 수준으로 카메라 렌즈 기술을 영상 투사에 응용한 제품이다.

하르슈 CEO는 “자신만의 핵심 기술을 새로운 사업 영역에 적용해야 한다”며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는 기술 변화의 피해자가 아니라 수혜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