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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연금, 美 국채 1억달러 전량 매각…"재정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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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연금, 美 국채 1억달러 전량 매각…"재정 위기 우려"

무디스 신용등급 하향 충격…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유럽 반발
외국인 투자자 이탈 신호탄…美 정부 부채 36조 달러 '폭탄'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이 미국 정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분 1억 달러 전량을 이달 말까지 매각한다. 사진=로이터(미 재무부 인장)이미지 확대보기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이 미국 정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분 1억 달러 전량을 이달 말까지 매각한다. 사진=로이터(미 재무부 인장)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이 미국 정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분 1억 달러(1468억 원) 전량을 이달 말까지 매각한다. CBS 방송은 20(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이 수십 년간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해온 미국 국채를 처분하고 미국 달러화와 단기채권으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안데르스 셸데 아카데미커펜션 최고투자책임자는 CBS"미국 정부의 열악한 재정 상태로 인해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 간 진행 중인 갈등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그것이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무디스 신용등급 격하와 美 재정 적자 심화


이번 매각 결정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해 5월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낮춘 직후 나왔다. 무디스는 당시 미국 정부 부채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고조를 하향 이유로 꼽았다.

무디스의 등급 조정으로 미국은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최고 등급을 잃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2011, 피치는 20238월 각각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무디스는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지난 10여 년간 지속된 재정적자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재정지출 증가와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부채는 현재 약 36조 달러(52800조 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3%에 달한다. 무디스는 이자 비용을 포함한 의무 지출이 총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73%에서 20357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며,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유럽 8개국 겨냥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을 추진하며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8개국에 관세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에 다음 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61일부터는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그린란드 확보를 미국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서는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세 위협은 용납할 수 없으며 유럽은 단결되고 조율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약 100명 규모의 병력을 추가 파견하며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북극 인내 작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현실화 우려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국인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일본, 영국, 중국이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다. 독일 도이체방크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8조 달러(11750조 원) 규모의 미국 채권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나머지 전 세계 국가들의 보유액을 합친 것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1(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유럽 국가들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완전 잘못된 이야기"라며 "어떠한 논리에도 맞지 않으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유럽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유럽 국가들이 미국 국채 매각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미국 국채 수요가 감소할 경우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당국도 미국 신용등급 하향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5월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직후 관계기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어느 정도 예상된 조치였지만, 미국 관세 협상 등 기존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시장에서는 덴마크 연금기금의 이번 결정이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재정 건전성 악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도 미국 국채 보유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