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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첫 원전 재가동…세계 최대 8.2GW급 '전력난 해법'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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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첫 원전 재가동…세계 최대 8.2GW급 '전력난 해법' 카드

가시와자키-카리와 6호기, 다음 달 20일 가동…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3배 급증 대응
2050년 89GW 부족 위기 속 탄소중립 추진…주민 60% 반대·안전성 논란 여전
일본이 14년 동안 멈춰 섰던 세계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급증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에너지 정책 대전환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14년 동안 멈춰 섰던 세계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급증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에너지 정책 대전환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본이 14년 동안 멈춰 섰던 세계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급증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에너지 정책 대전환이다.

지난 21(현지시각) BBC와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니가타현에 위치한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6호기를 다음 달 20일께 재가동할 계획이다.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가 지난해 11월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고, 지난해 1222일 니가타현 의회가 이를 의결하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멈춰 섰던 원전이 다시 가동 절차에 들어갔다.

전력 수요 3배 급증…89GW 부족 위기 대응


일본 정부가 원전 재가동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전력 수요 급증이 자리한다. 일본 광역계통운영자조정기구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50년까지 최대 89GW(기가와트)의 전력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19테라와트시(TWh)에서 203466TWh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415TWh에서 2030945TWh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일본에 260억 달러(382000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속했으나, 도쿄 도심 지역에서는 전력 연결 대기 시간이 5년에서 1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은 총 7기의 원자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설비로, 총 발전 용량은 8.2GW(8212MW)에 달한다. 이번에 재가동하는 6호기는 2.7GW(2710MW) 규모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한 기를 재가동할 경우 연간 순이익이 1000억 엔(92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m 방조제 설치했지만…주민 신뢰 회복은 난제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반영해 안전 설비를 대폭 보강했다. 15m 높이의 거대 해안 방벽을 세웠고, 핵심 설비에는 침수를 막는 밀폐형 문을 설치했다. 히사노리 네이 전 일본 원자력 안전 관리관은 "현재의 새로운 안전 기준은 2011년 당시와 같은 최악의 지진이나 쓰나미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지난해 10월 니가타현이 주민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0%"원전을 재가동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도쿄전력에 대한 불신도 70%에 달했다. 뮌헨 공과대학교의 플로렌틴 코펜보그 선임 연구원은 "도쿄전력은 최근에도 기밀 서류 취급 부주의 사건을 일으키는 등 안전 관리 역량에 의문을 남겼다""기후 변화로 해수면 상승 등 예상치 못한 미래 위험에 대한 준비는 미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강화된 안전 점검과 시설 보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원전 운영 단가가 급격히 올랐다. 코펜보그 연구원은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는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한 여론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40년 원전 비중 20% 목표…가야 할 길 먼 '원전 회귀'


일본은 사고 전 전력 생산 30%를 차지했던 원전 비중을 2040년까지 20%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22040년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에너지 기본계획 개정안을 확정하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지했던 '원전 의존도를 낮춘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현재 일본에는 33기 원자로가 있으나 이 가운데 15기만 재가동 허가를 받았다. 가시와자키-카리와 7호기는 2030년에나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며, 나머지 5기는 노후화로 인해 해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부전력의 하마오카 원전은 지진 데이터 조작 논란으로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원자력 발전을 다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특히 오랫동안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재가동을 기다려온 도쿄전력에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원전 재가동 움직임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수급 균형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나, 지역 사회와의 갈등 해소와 운영사의 투명성 확보가 향후 에너지 정책 성공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