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알리바바 등 9개사 ‘1만 장 양산’ 돌파…경쟁축 ‘성능’서 ‘생태계’로 이동
중국판 ‘디지털 실크로드’ 베트남 유통·물류 99% 장악…데이터 주권 위협 고조
중국판 ‘디지털 실크로드’ 베트남 유통·물류 99% 장악…데이터 주권 위협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3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DIGITIMES)와 2일 베트남 학술지 세이지 오픈(Sage Open)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과거 25% 수준에서 2026 회계연도 1~3분기 기준 11%까지 추락했다.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알리바바의 '전우(Zhenwu)' 등 자국 칩을 채택하며 다자 공급망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앞세워 베트남 시장 점유율 99%를 독점하며 디지털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中 AI 칩 9개사 ‘1만 장 양산’ 돌파…엔비디아 독주 막 내리나
중국 반도체 업계는 성능 경쟁을 넘어 규모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3일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바이두·알리바바를 비롯해 상장사와 스타트업을 포함한 최소 9개 업체가 1만 장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하거나 주문을 확보했다.
특히 알리바바의 칩 설계 부문인 티헤드(T-Head)가 개발한 '전우 810E'는 수십만 장이 양산돼 캄브리콘을 제치고 중국 내 클라우드 AI 칩 공급 1위에 올랐다. 이 칩은 96GB(기가바이트)의 고대역폭메모리(HBM2e)를 탑재하고 초당 700GB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사양 칩인 'H20'과 맞먹고, 일부 성능은 'A100'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한다.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 역시 독보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지난해 하반기 자료를 보면, 어센드는 중국 내수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바이두의 '쿤룬신(Kunlunxin)'은 지난해 2월 1만 개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한 데 이어 이를 3만 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인 메타엑스(MetaX)는 지난해 8월 기준 2만5000장, 일루바타 코어엑스(Iluvatar CoreX)는 6월까지 5만2000장을 출하하며 시장 저변을 넓혔다.
이미지 확대보기‘성능보다 생태계’…7nm 공정 한계 넘는 실용주의 전략
중국 기업들은 미 규제로 인한 7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의 한계를 실용적인 전략으로 돌파하고 있다. 선두권 업체는 여전히 7nm급 공정과 HBM을 고집하지만, 상당수 스타트업은 12nm 성숙 공정과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메모리를 조합해 시장 출시 속도를 높였다.
이러한 전략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산 추론용 가속기 가격은 3만 위안(약 620만 원)에서 20만 위안(약 4180만 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성능 지표인 벤치마크 점수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통합, 시스템 안정성, 총소유비용(TCO)이 핵심 경쟁 요소다.
베트남 집 삼킨 ‘디지털 실크로드’…유통·물류 99% 장악
중국은 자국 AI 칩과 클라우드 기술을 등에 업고 동남아시아 경제 생명줄인 유통망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일 베트남 언론 띠아상(Tia Sang)이 보도한 하노이 국립대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텐센트·틱톡 등 중국계 자본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99%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피(64%)·틱톡샵(29%)·라자다(6%) 등 상위 플랫폼은 모두 중국 자본이 대주주이거나 직접 운영하는 곳들이다. 반면 베트남 토종 플랫폼인 센도(Sendo)와 티키(Tiki)의 합산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특히 티키는 재정난 끝에 지분 25% 이상을 중국 징둥닷컴(JD.com)에 넘겼다.
물류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베트남 택배 시장은 비에텔포스트 등 6개사가 주도하는데, 이 중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국영 기업 2곳뿐이다. 쇼피 익스프레스, J&T 익스프레스 등 나머지 4개사는 중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주문-결제-배송'으로 이어지는 폐쇄형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베트남 국민의 소비 행태와 금융 데이터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 주권’ 비상…베트남, 기술 자립과 규제 강화 추진
중국의 ‘지하 침투’식 공세에 베트남 정부는 경제안보 위기를 느끼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규모 개인정보 수집과 소비 구조 데이터가 외국 기업에 통제될 경우 국가 디지털 주권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 국립대 연구팀은 "중국계 인수합병(M&A)을 통한 침투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도전"이라며 세 가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전자상거래 법적 체계를 정비해 외국계 플랫폼의 독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일본·싱가포르 등과 사이버 보안 및 디지털 전환 협력을 강화해 기술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리더 기업'을 육성해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학술지 '세이지 오픈'을 통해 "데이터 보안과 디지털 주권 확보를 위해 기술 파트너를 다양화하고 글로벌 법적 틀 구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