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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사후정산제' 전격 도입…계약가 두배 뛰어도 추가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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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사후정산제' 전격 도입…계약가 두배 뛰어도 추가 청구

AI 메모리 부족에 수주 단위 단기계약 전환…분기당 최대 100% 가격 인상
애플도 상반기분만 확정…아이폰18 출시 앞두고 원가 25% 상승 압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미국 빅테크 기업과의 D램 공급계약 방식을 전면 개편하며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미국 빅테크 기업과의 D램 공급계약 방식을 전면 개편하며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미국 빅테크 기업과의 D램 공급계약 방식을 전면 개편하며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었다. 기술매체 Wccftech6(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메모리 제조사들은 계약 종료 시점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사후정산' 조항을 도입했다. 계약 기간도 기존 연 단위에서 수주·월 단위로 대폭 축소했다.

분기당 80~100% 가격 인상…제조원가 급등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애플향 저전력 D(LPDDR) 가격을 전 분기 대비 각각 80%, 100% 인상했다. 기술매체 트렌드포스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전한 업계 소식통 발언에 따르면, 애플은 통상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지만,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만 가격이 확정된 상태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8의 경우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콩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3PC·서버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1~98%, 4~6월에는 추가로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1~390~100%, 4615~20%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최대 25% 상승하며, 일부 제조사들은 탑재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낸드 사양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약 후 추가 청구' 조항 삽입…공급사 일방적 유리

업계 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메모리 제조사들은 계약서에 '합의 후 정산(post-settlement)' 조항을 새로 도입했다. 예를 들어 D램을 개당 100원에 1년간 공급하기로 계약했더라도, 계약 종료 시점에 시장 가격이 200원으로 오르면 차액 100원을 추가로 청구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해도 환불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연간 계약을 체결하고 분기마다 가격을 재조정하되, 변동폭을 10% 내외로 제한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주간·일간 단위로 가격이 급변하자, 메모리 제조사들은 "고정가격 계약으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며 계약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이는 당분간 공급이 해결될 때까지 거의 완전한 공급자 우위를 의미한다.

마이크론까지 동참…"올 하반기까지 공급사 우위 지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까지 이 같은 계약 방식에 동참하면서 D램 시장 전체가 공급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한국 업체들은 고객 주문을 면밀히 검토하며 최종 사용처와 물량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재판매나 과다 발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구매력이 막강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메모리 확보 경쟁에 나섰다. Wccftech"현재는 납기 경쟁이 아니라 어느 고객이 메모리 제조사에 더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지를 겨루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소식통은 "이런 공급사 우위 계약이 최소한 올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