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일정·녹취로 확인된 교류 확장…범죄 혐의는 부인 속 영향력 확대 과정 부각
미 법무부 “이름 등재만으로 불법 입증 아냐”…정치·기술 엘리트 연결고리 재조명
미 법무부 “이름 등재만으로 불법 입증 아냐”…정치·기술 엘리트 연결고리 재조명
이미지 확대보기미 경제금융 전문 케이블 방송 매체인 CNBC는 지난 2월8일 ‘엡스타인의 실리콘밸리 인맥은 게이츠와 머스크를 넘어섰다’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엡스타인이 사망 전까지 미국 기술 산업 핵심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온 정황이 상세히 담겨 있다고 전했다.
게이츠와 머스크를 넘어선 기술 엘리트 접촉망
문건에는 일론 머스크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엡스타인과 연락하거나 만난 기록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 모두 엡스타인과 관련한 범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 왔으며, 법무부 역시 해당 기록이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문건에서는 이들 외에도 실리콘밸리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대거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브린과 맥스웰 이메일, 초기 교류 정황
틸과 엡스타인의 장기적 접촉 기록
벤처투자자이자 페이팔과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과 엡스타인의 교류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졌다. 문건에는 두 사람의 이메일, 회동 일정, 트럼프 대선 캠페인 관련 논의가 포함돼 있으며, 틸 측은 모든 접촉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이 전 이스라엘 총리 에후드 바라크와의 녹취에서 틸을 언급하며 팔란티어를 잠재적 기회로 거론한 내용도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엡스타인이 2015년과 2016년에 틸이 공동 설립한 벤처펀드 두 곳에 4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호프만과 자선·사적 교류의 경계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만은 엡스타인과 다수의 이메일을 주고받았으며, 문건에는 자선 모금, 세무 자문, 개인적 선물 교환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14년 엡스타인의 개인 섬 방문 기록도 문서로 확인됐다. 엡스타인은 호프만을 매우 가까운 친구로 표현했으며, 2015년에는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등이 참석한 팔로알토 만찬을 언급한 이메일도 공개됐다. 호프만은 과거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하며 엡스타인 문건의 전면 공개를 요구해 왔다.
시노프스키와 엡스타인의 금융 자문 관계
마이크로소프트 전 임원 스티븐 시노프스키는 2012년 퇴사 이후 엡스타인에게 보상 조건과 향후 진로에 대한 조언을 구한 이메일 기록이 확인됐다. 시노프스키는 2013년 약 1천4백만 달러 규모의 퇴직 합의금을 받은 뒤 엡스타인과 재정 및 경력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문건에는 엡스타인이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과의 만남 가능성을 언급한 이메일도 포함돼 있으나 실제 만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불법 여부와 별개의 영향력 지도
미 법무부는 이번 문건 공개와 관련해 이름이 등장한 인물들이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건은 엡스타인이 사망하기 전까지 실리콘밸리와 정치·금융 엘리트 사이에서 조언자이자 중개자로 자리매김하려 했던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CNBC는 이번 공개가 범죄 책임을 판단하기보다는 미국 기술 권력층과 엡스타인 사이에 형성된 비공식 네트워크의 실체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