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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뮌헨서 “새 지정학 시대” 선언…그린란드·나토 균열 속 美동맹 재편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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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뮌헨서 “새 지정학 시대” 선언…그린란드·나토 균열 속 美동맹 재편 분수령

트럼프 그린란드 합병 발언 후 첫 다자무대…유럽 ‘자강론’과 대서양 신뢰 회복 충돌
우크라 전쟁·미중 갈등·이란 핵협상까지 격돌…미국 안보공약 신뢰 시험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전 세계 안보 지형을 결정짓는 뮌헨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 MSC)가 2월13일(현지 시간)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한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새로운 지정학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며 동맹 관계의 전면적인 재편을 예고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발언과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대서양 양안의 신뢰가 최저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열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루비오 장관의 행보는 향후 국제 질서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영국의 글로벌 방송 뉴스 매체인 BBC의 이 날 개막 보도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 집결한 유럽 정상들은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외교 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럽의 전략적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와 자원 가치를 들어 합병을 거론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에 관세를 위협하면서 대서양 동맹은 전례 없는 균열상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동맹의 규칙을 제시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유럽의 안보 불안과 독자적 방위 역량 강화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더 이상 유럽의 안보를 무조건적으로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 강도가 변수로 떠오르자,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만의 독자적인 방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안보 공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역설하면서도,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고 군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존의 압박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어 양측의 평행선은 지속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아시아로의 전략적 중심 이동


이번 회의에서 루비오 장관은 아시아 지역을 향후 100년의 핵심 전장으로 규정하며 미중 갈등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이 대중국 견제 대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제적 실리를 중시하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의 기술 패권과 해군력 증강이 단순히 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도전임을 피력하며, 동맹국들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발을 맞춰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란 핵협상과 중동발 에너지 안보 위기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동 문제는 뮌헨 회의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압박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유럽 국가들은 외교적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유가가 불안정해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양측의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 정권의 위협을 강조하며 동맹국들의 단일대오 형성을 압박했다.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와 안보 자산의 재배치


미국 내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는 대외 안보 공약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자원이 무한하지 않음을 시인하며,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의 자산을 핵심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맹국들에게 더 큰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근거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미국의 실용주의적 접근은 '전략적 자립'을 꿈꾸는 유럽과 '패권 유지'를 노리는 미국 사이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