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합의 기본원칙 도출하며 ‘고농축 우라늄 처리’ 논의… 이면엔 해협 봉쇄 위협 고조
트럼프 특사 파견해 3시간 넘는 건설적 간접협상… 이란군은 실전 사격으로 ‘무력 시위’
트럼프 특사 파견해 3시간 넘는 건설적 간접협상… 이란군은 실전 사격으로 ‘무력 시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이 제네바에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갈등 조정에 나선 가운데, 협상장 밖에서는 이란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지며 중동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양국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수치와 원칙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동시에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실전 미사일이 발사되는 등 대화와 무력이 교차하는 형국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의 뉴스 전문 매체인 폭스뉴스 등 외신들이 지난 2월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네바에서 열린 이번 간접협상은 약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이전보다 훨씬 건설적인 분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자레드 쿠슈너가 제네바에 도착해 협상에 관여하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핵 합의 기본원칙 도출과 60% 우라늄 처리 논의
이와 함께 이란 내 핵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전면 복귀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과 이란은 각각의 요구 조건이 담긴 초안 문서를 교환했으며, 향후 2주 이내에 추가 협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동은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핵 협상에 실무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담판 당일 벌어진 호르무즈 해협 실사격 도발
그러나 외교적 성과 이면에는 날 선 군사적 긴장이 도사리고 있었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이 열리던 당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미사일 훈련을 강행했다. 이 도발로 인해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과 유조선 등 해상 교통이 수 시간 동안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번 훈련이 단순한 연습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그들은 상부의 명령만 있다면 언제든지 해협을 폐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하며 사실상 ‘해협 봉쇄’ 카드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란식 압박 전술로 풀이된다.
트럼프 특사의 등장과 미 해군 전력 증강
특사로 파견된 위트코프와 쿠슈너의 역할은 이번 협상의 성격을 규정짓는 핵심 요소다. 이들은 공식 외교 경로와는 별도로 이란 측과 접촉하며 실무적인 타협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대화를 통해 이란의 핵 임계점 도달을 저지하겠다는 계산이다.
미사일과 대리세력 문제는 제외된 반쪽 협상
협상이 진전되고는 있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이번 제네바 논의는 철저하게 핵 프로그램 통제에만 집중되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문제는 이번 의제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이란이 핵 문제를 고리로 경제 제재 완화를 끌어내려 하면서도, 자신들의 역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군사적 수단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관철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핵심적인 안보 현안들이 빠진 상태에서의 핵 합의가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불투명한 추가 협상 전망과 중동 정세의 파장
초안 문서 교환 이후 2주 내로 예정된 추가 협상은 향후 중동 정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농축 우라늄의 외부 반출과 완전한 사찰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언제든 물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협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미·이란 간의 담판이 고유가와 지정학적 위기에 시달리는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의 실사격 도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시적 행동인지, 아니면 전면적인 대결의 전조인지는 향후 2주간의 외교적 공방 끝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