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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비웃은 트럼프의 ‘관세 광기’...우방국 대규모 이탈에 동맹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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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비웃은 트럼프의 ‘관세 광기’...우방국 대규모 이탈에 동맹 붕괴 위기

EU 비준 동결·인도 방미 전격 취소…트럼프의 15% 보복에 '반미 전선' 형성
아시아 관세율 하락은 독이 든 사과…9%p 폭등 예고에 전 세계 자본 이탈 패닉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사진=로이터


미국 사법부의 판결이 불러온 파장이 전 세계 통상 질서를 거대한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무기였던 상호관세가 위헌 판결로 가로막히자, 백악관은 즉각 더 강력한 보편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우방국들은 일제히 협상 중단과 비준 동결로 맞서며 대서양과 태평양 양단에서 전례 없는 경제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2월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의하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예외 없이 15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무역 협정 비준 절차를 전격 동결했으며, 인도 역시 예정되었던 무역 대표단의 방미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며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사법부 판결 비웃는 트럼프의 150일 시한부 관세 우회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관세에 제동을 걸자, 즉각 무역법 122조라는 새로운 우회로를 찾아냈다. 이 조항은 국제 수지 적자 등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150일 동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기존 10퍼센트였던 보편 관세율을 오히려 15퍼센트로 상향 조정하며, 자신과 기싸움을 벌이려는 국가들에게 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엇갈린 명암과 17퍼센트의 일시적 안도


이번 조치로 국가별 관세율은 요동치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가중평균 관세율은 기존 20퍼센트에서 17퍼센트로, 특히 중국은 32퍼센트에서 24퍼센트로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개별 관세 체계를 재구축하기 전까지의 한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가중평균 관세율이 2025년 초 대비 9퍼센트포인트나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어 기업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싱가포르부터 호주까지 우방국들의 들불 같은 반발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에 우방국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싱가포르 정부는 극도로 예측 불가능한 운영 환경에 직면했다며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고, 호주 역시 정당성 없는 관세라며 워싱턴 주재 대사관을 통해 모든 대응 옵션을 검토 중이다. 특히 대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대미 투자와 국방비 증액 약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며 안보 동맹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임기 내내 계속될 관세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운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무는 한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은 결코 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역 적자를 죄악시하고 관세를 만능 해결사로 믿는 트럼프의 신념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결국 150일이라는 시한부 관세가 종료되더라도 무역법 301조나 232조를 동원한 또 다른 형태의 관세 장벽이 세워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이제 효율성이 아닌 생존을 위한 기나긴 불확실성의 터널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