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친구 잃은 시진핑의 침묵... 트럼프 참수 외교에 베이징 정상회담 무산 위기

글로벌이코노믹

친구 잃은 시진핑의 침묵... 트럼프 참수 외교에 베이징 정상회담 무산 위기

이란산 원유 14% 의존하는 중국 경제의 비명... 브렌트유 13% 폭등에 사면초가
대만 무기 지연은 굴복 아닌 전략적 덫... 트럼프가 쥔 새로운 패권의 시나리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9월1일 중국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이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란의 평화적 핵 개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9월1일 중국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이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란의 평화적 핵 개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이 이번 달 말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의 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하며 중동의 지각변동을 일으키자,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핵심 파트너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중 역학 관계를 재편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정상회담 연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지 니케이가 3월 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하메네이 사망 이후 중국 외교부는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그 수위는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미국의 대화 제스처가 군사 공격 전의 전술적 일시정지에 불과하다며 불신을 드러냈으며, 이는 중국 엘리트층 사이에서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야 하는 베이징 정상회담이 조문 행렬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석유 동맹의 붕괴와 중국 내수 경제의 치명상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해상 수입량의 약 14%를 이란에 의존해 왔다. 이번 공습 직후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13% 폭등하면서, 가뜩이나 부동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고전하던 중국 경제에 유가 급등이라는 대형 악재가 덮쳤다. 이란과의 25년 협력 계약을 통해 자원 안보를 꾀했던 시진핑의 구상은 미국의 정밀 타격 한 방에 거대한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었다.

대만 무기 수출 지연 카드의 냉혹한 재해석


최근 미국이 대만에 대한 13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지연시킨 것을 두고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시진핑의 압박에 굴복한 것처럼 보였던 이 조치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작전에 집중하기 위해 던진 고도의 기만책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제 트럼프는 베이징에 들어가 시진핑에게 이란의 방공망을 초토화했음을 과시하며, 대만 문제에 대한 절제를 대가로 더 큰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베이징의 제한된 선택지와 신뢰도의 위기


중국은 자신의 파트너들이 공격받을 때 군사적으로 조력하지 못하는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에 이어 이란의 하메네이까지 미국의 힘 앞에 무너지면서, 중국이 주도해 온 글로벌 사우스 연대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이라는 좁은 동맹 네트워크에만 고립될 위험이 커지면서, 시진핑 주석의 셈법은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미중 역학 재편의 분수령이 된 에픽 퓨리 작전


이번 에픽 퓨리 작전은 워싱턴이 테헤란을 관리하는 데 쏟았던 에너지를 이제 태평양으로 돌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동의 질서가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과 걸프 지역의 자본으로 재편된다면, 중국은 더 이상 이란을 저렴한 에너지 공급처나 미국의 발목을 잡는 대리인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담판을 앞두고 판 전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뒤집어버린 결정적 한 수가 되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