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원료 '요소' 45% 폭등·반도체용 헬륨 수급 '비상'…유가 100달러 돌파 초읽기
알루미늄값 톤당 3400달러 상회, 가전·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원가 압박' 심화
알루미늄값 톤당 3400달러 상회, 가전·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원가 압박' 심화
이미지 확대보기1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마비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산업 전반에 회복 불능의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가전 '원재료 가뭄'…알루미늄·헬륨 공급망 정조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하방 압력을 받는 분야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가전이다. 중동 지역은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9%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처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자재인 알루미나와 보크사이트가 오가고 있다.
실제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최근 톤(t)당 3400달러(약 450만 원) 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동은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9% 이상을 담당하는 곳"이라며 "해협 폐쇄가 지속되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해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의 모터 하우징 및 열교환기 부품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냉각용 헬륨' 역시 위험 권역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헬륨 수입량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했다.
카타르 내 천연가스 시설이 최근 공격을 받아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비축분이 소진되는 시점부터 생산 원가 폭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용 비료값 45% 급등…파종기 앞둔 '애그플레이션' 공포
특히 질소계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Urea)와 인산질 비료의 원료인 황(Sulfur)의 주요 수출국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국제 요소 가격은 전쟁 전보다 약 45% 폭등한 톤당 700달러(약 92만 원) 선까지 올라섰다.
BSI 컨설팅의 토니 펠리 공급망 보안 부문 이사는 "비료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하류 산업"이라며 "봉쇄가 길어지면 전 세계 식량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5월 본격적인 파종기를 앞둔 국내 농가 역시 비료와 농기계용 면세유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실제 인천 등 일부 도서 지역과 농촌에서는 경유 가격이 이미 리터(L)당 100~300원가량 상승하며 생산자 물가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오일 쇼크' 재현되나…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갈림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비축유 4억 배럴 방출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음에도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상승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최대 1.1%포인트 상승 압력을 받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Naphtha) 비축분은 약 2주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천NCC 등 주요 업체들은 이미 원료 수급 차질로 인한 제품 인도 지연 가능성을 고객사에 통보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 업계도 중동 시장 점유율 하락과 물류비 상승이라는 악재를 동시에 만났다.
번스타인 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차량 및 부품 배송 지연과 물류 비용 증가가 결합해 영업이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제조원가와 식료품 가격으로 전이되는 '도미노 쇼크'를 불러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유가, 원자재,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는 '3중고'가 닥쳤다"며 "공급망 다변화와 정부 차원의 물류 바우처 지원 등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