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에 공급 우선으로 방향 전환…기후 규제 후퇴 논란도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이 에너지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메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에너지 확보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기존보다 완화된 방식으로 메탄 배출 규제를 적용하는 ‘유연성’ 조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가스 물량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 “공급 먼저”…EU, 규제보다 현실 선택
그러나 이번 수정안에서는 개별 화물 단위가 아닌 국가 단위로 일정 비율만 기준을 충족하면 되는 방식으로 완화된다. 사실상 규제 적용 강도를 낮춘 셈이다.
또 규정을 어길 경우 부과되는 제재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최악의 경우 연간 매출의 최대 20%까지 벌금이 가능했지만, 공급 지연이나 차질을 우려해 집행을 유연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EU 집행위원회 에너지총국장을 맡고 있는 디테 율 요르겐센은 “벌금 우려로 화물이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 독일 등 회원국 압박…“지금은 실용적 접근 필요”
이번 조치는 회원국과 업계의 압박도 반영된 결과다.
독일은 최근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수입 규제 적용에 대해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체코·루마니아·슬로베니아도 이에 동조했다. 헝가리는 한발 더 나아가 규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업계 역시 규제가 과도할 경우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미국도 이같은 규제가 유럽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 기후 정책 후퇴 논란…“에너지 안보가 우선”
EU의 이번 결정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정책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강한 온실효과를 가진 기체로 EU는 이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현실적 변수 앞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조정된 셈이다.
EU는 이번 조치가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향후 5~10년 에너지 공급 안정성 확보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기후 목표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정책 방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