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포·HITFACT MkII 포탑에 34톤 경량화…K2 절반 무게로 MBT급 화력
카플란 MT 기반에 유럽 전투체계 결합…동유럽·중동·아프리카 수출 정조준
카플란 MT 기반에 유럽 전투체계 결합…동유럽·중동·아프리카 수출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십 톤짜리 주력전차의 생존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유럽과 튀르키예가 손잡고 "주력전차급 화력에 절반의 무게"를 내세운 차세대 중형전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뼈아픈 교훈이 전차 설계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는 15일(현지시각)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개막한 국제 방산전시회 IDEB 2026 첫날, 체코 유럽 방산그룹 CSG(Czechoslovak Group)와 튀르키예 방산기업 FNSS 사분마 시스테믈레리(FNSS Savunma Sistemleri)가 전략 협력을 공식 발표하고 중형전차 CFL-120 카르파트(Karpat) 세계 초연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34톤에 120㎜포·NATO 표준 탄약…유럽 중형전차 시장 공략 본격화
카르파트의 핵심 가치는 '화력 대 중량' 비율이다. 전투중량 최대 34톤 플랫폼에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nardo)의 HITFACT MkII 포탑 시스템을 탑재해 120㎜ NATO 표준 포탄 호환 화력을 구현했다. K2 흑표(55톤), 레오파르트 2(62톤), M1A2 에이브럼스(70톤급) 등 서방 주력전차의 절반 수준 무게로 동급 화력을 확보한 것이다. 고객 요청에 따라 105㎜ 포 버전도 제공 가능하다. 포탑 설계에서는 탄약을 승무원 공간 밖에 배치해 피격 시 내부 폭발 위험을 최소화했으며, 자동장전장치 옵션도 제공된다.
기동 성능도 주목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70㎞, 항속거리는 450㎞다. 엔진을 차체 후방에 배치해 연약 지반과 험지에서의 기동성을 강화했다. 전자장비로는 주·야간 안정화 조준장치, 지휘관·포수 조준경, 레이저 거리측정기, 헌터킬러·킬러킬러 전투 모드를 지원한다. 다양한 전투관리체계(BMS)·항법·통신 장비와의 통합도 가능해 네트워크 중심전 환경에 대응한다.
인도네시아 실전 플랫폼 기반에 유럽 기술 결합…CSG "슬로바키아 산업화 교두보"
카르파트의 기술적 토대는 FNSS의 카플란 MT(Kaplan MT) 중형전차다. 카플란 MT는 105㎜ 포를 탑재한 현대 중형전차로 현재 인도네시아 육군이 실전 운용 중이다. CSG는 이 실전 검증된 플랫폼에 120㎜ HITFACT MkII 포탑과 유럽형 전투체계를 결합해 화력을 대폭 강화했다.
얀 마리노프(Jan Marinov) CSG 방산 대표는 "FNSS와의 협력은 CSG의 지상 시스템 생산·운용·지원 경험과 FNSS의 기술 노하우를 결합하는 것"이라며 "공동 목표는 유럽 및 다른 지역 고객들에게 현대적이고 경쟁력 있는 차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투차량 분야에서 CSG의 산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셀림 바슈바슈(Selim Başbaş) FNSS 대표는 "FNSS의 수년에 걸친 궤도형 장갑차 설계 경험, 특히 검증된 카플란 중형전차 플랫폼과 CSG의 산업 역량이 결합돼 카르파트는 기동성·생존성·화력·작전 적응성을 갖춘다"고 강조했다.
CSG는 카르파트 사업을 슬로바키아 현지 산업화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술이전·현지 공급업체 참여·자체 기술 역량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CSG의 슬로바키아 산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프라하에 본사를 둔 CSG는 체코·슬로바키아·미국·영국·스페인·이탈리아·독일·세르비아·인도에 핵심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연간 매출 67억 유로, 직원 1만4000명 이상 규모로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에 상장된 유럽 주요 방산그룹이다.
양사는 카르파트를 중심으로 협력을 시작하되 추가 장갑차 플랫폼과 관련 시스템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잠재 수출 시장으로는 동유럽과 유럽 외에도 중동·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이 꼽힌다. 중(重)전차 구매 여력이 제한적이면서도 화력·기동성·비용 균형을 요구하는 군대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에 의한 중전차 피격 사례가 반복되면서 "가볍고 빠르고 저렴하며 드론 대응이 가능한 중형전차"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