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의존 탈피 선언한 프랑스… 초음속 'FLP-t 150' 첫 시험발사 성공
변칙 기동 결합에 국산 방공망 부담 가중… 복합층 방어 체계 고도화 과제
변칙 기동 결합에 국산 방공망 부담 가중… 복합층 방어 체계 고도화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프랑스가 미국산 무기체계 중심의 의존도에서 벗어나 유럽의 독자적인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과 핵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발을 뗐다.
전 세계적으로 초음속·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화가 가속함에 따라 국산 복합층 방공 체계의 유기적 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자주국방과 무기 자립을 선호하는 방산 블록화 기류가 강해지면서 천궁-II 등을 앞세워 유럽 영토 확장을 노리던 K-방산의 글로벌 수출 로드맵에도 정교한 수정이 요구된다.
쏘고 바로 빠지는 프랑스 신형 미사일… 우크라 전이 촉발한 '유럽 자립'
디펜스24(Defence24)의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Thales)와 아리안그룹(ArianeGroup)은 지난 5일 프랑스 방위사업청 미사일테스트부서(DGA EM)의 지원을 받아 지중해 일레뒤레방 시험장에서 신형 장거리 미사일 'FLP-t 150'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에 시험 발사한 FLP-t 150은 작전 사거리 150km 이상을 확보한 100% 프랑스산 장거리 유도탄이다. 핵심은 위성항법시스템(GNSS) 교란(Jamming) 작전이 펼쳐지는 극한의 전장 환경에서도 높은 명중률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탈레스는 유도탄 후방에 핀(Fin) 제어 시스템과 탑스타 스마트 수신기(TopStar Smart Receiver)를 장착해 미사일이 비행 종말 단계에서도 변칙적인 기동을 하며 목표를 정밀하게 타격하도록 설계했다. 속도 역시 음속을 뛰어넘는 초음속이다. 특히 종말 단계에서의 급격한 횡기동은 방공 시스템의 예상 교차 지점(리드각) 계산 오류를 유도해 요격 확률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위협 요소다.
이 미사일은 새롭게 개발된 이동식 발사대 'X-Fire'와 결합해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프랑스 육군의 기존 아틀라스(ATLAS) 포병 사격 통제 시스템과 즉시 연동되는 X-Fire 발사대는 높은 기동성을 바탕으로 사격 후 신속하게 진지를 이탈하는 '생존형 타격(Shoot and Scoot)' 전술에 최적화됐다. 에르베 다망(Hervé Dammann) 탈레스 지상·항공시스템 부문 부사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고강도 전쟁 상황에서 독자적이고 복원력을 갖춘 X-Fire 발사체는 군에 확실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신속한 공급과 증산 체제 돌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변칙 기동하는 초음속 미사일… K-방산 중·상층 방공망 연동 시급
프랑스의 이번 성공은 국산 유도무기 수출 시장과 군 당국에 중대한 과제를 던진다. FLP-t 150처럼 저고도로 수평 비행하다가 종말 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초음속 유도탄의 등장은 국내 다층 방공 체계 전반에 막대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사거리와 비행 특성을 고려할 때 고도 40~60km의 탄도미사일을 막는 상층 방어 체계 L-SAM보다는, 고도 40km 이하 중층·저층 방어를 담당하는 천궁-II(철매-II)와 패트리어트 계열의 대응 영역에 해당한다.
핵심은 방공 자산 간 유기적인 '복합 연동'과 '요격 방식의 진화'다. 유도탄의 기동성이 방공망을 흔들수록 고성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기반의 다중 센서 융합(Sensor Fusion) 기술과 표적을 직접 부딪쳐 파괴하는 '직격 요격(Hit-to-Kill)' 기술 정밀도가 승패를 가른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무기에서 벗어나 유럽 방위기금(EDF) 등을 활용해 독자 무기체계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 수주로 성과를 낸 천궁-II의 유럽 진출 공략법도 단순히 요격 고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다중 센서 기반 추적력과 초고기동 제어 능력을 패키징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한국군 당국과 방산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초도 양산 단계에 진입한 L-SAM의 안정화와 더불어, 극초음속·활공형 변칙 미사일까지 상층에서 요격할 수 있는 L-SAM 개량형(L-SAM II) 개발을 공식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역시 유도무기의 심장인 유도제어장치와 탐색기 국산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연동 표준과의 호환성 테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방산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3가지 지표
유럽발 미사일 세대교체와 자주국방 블록화 흐름 속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실질적 가치와 수주 타이밍 트리거를 가늠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L-SAM II 고성능 요격 미사일의 고속·변칙 기동 표적 요격 시험의 최초 성공 시점과 군 공시 여부다. 다중 센서 융합과 직격 요격체 기술 한계 돌파를 입증할 첫 번째 관문이다.
둘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의 유도제어 부품 해외 의존도 감축률과 수출형 유도무기 마진율 변화 추이다. 핵심 부품의 자립도가 곧 유럽 시장 침투 시 가격 경쟁력과 영업이익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셋째, 프랑스 X-Fire 발사체의 NATO 공동조달 품목 채택 여부와 유럽 방위기금(EDF) 연계 자금 집행 속도다. 유럽 내부의 조달 규모와 결속 속도를 파악해야 K-방산이 뚫고 들어갈 '틈새시장'의 유효 기한을 계산할 수 있다.
프랑스의 독자 미사일 시험 성공은 단순한 무기 개발을 넘어 유럽 중심의 방위산업 블록화를 가속하는 신호탄이며, 이는 한국형 방공망의 기술적 한계 돌파를 요구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