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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둥펑, 유럽 전기차 합작법인 설립… 프랑스 생산기지 구축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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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둥펑, 유럽 전기차 합작법인 설립… 프랑스 생산기지 구축 타진

이탈리아·프랑스-중국 간 ‘51대 49’ 예비 계약 체결… 프리미엄 ‘보야(Voyah)’ 브랜드 판매 돌입
EU 규제 우회 노려 프랑스 르네 공장 현지 양산 검토… 가동률 저하 조립 라인 확보
둥펑, ‘2030년 500만 대 판매’ 글로벌 영토 확장… 립모터 이어 중국계 동맹 전방위 확대
스텔란티스-동펑 합작 투자는 일부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중국산 보야(Voyah) 신에너지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란티스-동펑 합작 투자는 일부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중국산 보야(Voyah) 신에너지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자동차 거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중국 4대 국영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둥펑자동차(Dongfeng Motor)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합작투자회사(JV)를 전격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양사는 유럽연합(EU)의 무역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프랑스 현지 공장에서 중국계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둥펑은 유럽 내 합작법인 설립을 골자로 하는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동맹은 둥펑의 신에너지차(NEV·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판매, 유통, 제조, 구매, 엔지니어링 전반을 아우르는 전방위 제휴다. 지분 구조는 스텔란티스와 둥펑이 각각 ‘51 대 49’의 비율로 나누어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전기차 ‘보야’ 유럽 상륙… 프랑스 르네 공장 현지 생산 조준


새롭게 출범할 합작법인의 일차적인 목표는 유럽 주요 시장에 둥펑의 프리미엄 신에너지차 브랜드인 ‘보야(Voyah)’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보야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고스펙과 가성비를 무기로 인지도를 넓혀온 둥펑의 핵심 친환경 라인업이다.

이번 계약의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유통을 넘어선 ‘현지 생산’ 검토다. 양사는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관세 장벽 및 무역 요구사항을 완벽히 준수하기 위해, 프랑스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의 르네(Rennes) 공장에서 둥펑의 전기차 모델을 현지 양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 입장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계 기술력을 수혈받는 동시에, 최근 가동률 저하로 유휴 상태에 놓여있던 유럽 내 조립 라인을 빠르게 채워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는 둥펑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스텔란티스 산하의 지프(Jeep) 및 푸조(Peugeot) 브랜드 차량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기존 계약을 기반으로 양국의 파트너십을 유럽 본토까지 역확장한 결과다.

립모터 이어 둥펑까지… 카를로스 타바레스의 ‘중국계 인해전술’

스텔란티스의 중국계 팹리스 및 완성차 동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텔란티스는 이미 중국의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립모터(Leapmotor)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스페인 공장에서의 공동 생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초저가 소형 전기차 제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스텔란티스는 오는 21일 개최될 ‘자본시장일(Capital Markets Day)’ 행사에서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수뇌부를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탈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미래 전략 로드맵을 주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둥펑과의 기습 합작 계약 역시 주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제시될 전망이다.

‘해외 생산 40%’ 둥펑의 야심… 오랜 끈이 묶은 전략적 결실


이번 협정은 글로벌 영토 확장을 전면에 내세운 둥펑의 중장기 야망과도 정확히 맞물려 있다. 중국 국영 둥펑자동차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글로벌 판매량 500만 대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 중 무려 40% 이상을 중국 영토 밖(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조달하겠다는 공격적인 해외 드롭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양사가 이토록 빠르게 손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지분 파트너십의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둥펑은 과거 푸조·시트로엥 그룹(PSA) 시절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핵심 주주였으며, PSA가 지난 2021년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와 합병해 현재의 스텔란티스를 형성한 이후에도 여전히 스텔란티스의 지분 1% 이상을 보유하며 긴밀한 끈을 유지해 왔다.

유럽 자동차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정부가 관세 폭탄으로 중국 전기차의 상륙을 막아서자, 중국 대기업들이 스텔란티스 같은 현지 거인의 유휴 공장을 교두보 삼아 내부에서부터 방어망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스텔란티스의 전략은 유럽 시장 안방을 중국 기술에 내어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만, 당장의 원가 절감과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