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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39% 지배력의 역설…K-배터리 소재, 中 생태계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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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39% 지배력의 역설…K-배터리 소재, 中 생태계 리스크 부상

화웨이 스마트카 확장에 CATL 수혜 구도 확대
국내 소재사 직접 의존 낮지만 中 밸류체인 노출 변수
美 1260H 명단 등재…2027년 조달 제한 가능성 부담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 기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 기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
화웨이가 중국 완성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면서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 CATL의 수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카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CATL의 차량용 배터리 공급 기회가 늘고, 중국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의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이 CATL에 직접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CATL을 중심으로 한 중국 배터리 생태계가 커질수록 국내 소재사도 가격과 수급, 고객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CATL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국내 소재사들의 중국 밸류체인 노출도도 재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화웨이가 키운 CATL…中 배터리 생태계도 커진다


CATL의 지배력은 숫자로 확인된다. CATL은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9.2%를 기록하며 9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서도 167기가와트시(GWh)를 출하해 약 3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이후 ESS와 중저가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CATL의 영향력은 오히려 넓어지는 흐름이다.

화웨이와 CATL의 연결고리는 AVATR에서 확인된다. AVATR는 장안차와 CATL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화웨이가 스마트 콕핏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제공하는 구조다. 화웨이가 완성차업체와의 스마트카 협력 모델을 확대할수록 CATL의 배터리 공급 기회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파장이 CATL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CATL의 차량용 배터리 공급이 늘면 양극재와 전구체, 리튬 등 배터리 소재 수요도 함께 움직인다. 국내 소재사가 CATL에 직접 납품하지 않더라도 CATL 중심의 중국 배터리 밸류체인이 글로벌 소재 가격과 수급 논리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CATL 매출보다 무서운 건 ‘中 밸류체인 노출’


따라서 국내 소재사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CATL향 직접 매출 의존도보다 중국 배터리 생태계와의 간접 연결성에 가깝다. 실제 공개 자료만 놓고 보면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의 CATL 직접 의존도는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에코프로BM의 매출 구조는 삼성SDI와 SK온 중심이다. 에코프로BM의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은 삼성SDI 65.9%, SK온 26.7%, 기타 7.4%로 집계됐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공개 자료상 중국 고객 비중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현재 확인되는 숫자만 보면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매출 기반은 중국 고객보다 북미·국내 배터리사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중국 배터리 생태계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는 직접 매출 비중보다 구조적 연결성 때문이다. CATL이 글로벌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한 중국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의 가격·수급 논리는 국내 소재사에도 간접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ESS 시장은 중국 업체가 원가와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주도권을 쥔 분야다.

LFP 키우려면 中과 손잡아야 하는 딜레마


포스코퓨처엠의 LFP 양극재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 FINO와 LFP 양극재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ESS용 LFP 시장을 키우기 위해 중국 소재 생태계와 손잡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 파트너십 확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업(FEOC) 규정과 미·중 공급망 갈등이 맞물릴 경우 리스크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

평판 리스크서 조달 제한으로…CATL 압박 수위 상승


CATL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도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CATL은 2025년 1월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 관련 기업 명단인 섹션 1260H 명단에 포함됐다. 명단 등재가 곧바로 전면 제재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국방부와의 직접 계약 제한, 향후 제3자를 통한 조달 제한 가능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는 평판 리스크 성격이 강하지만 공급망 실사 부담은 점차 커질 수 있다.

배터리 소재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당장 CATL 매출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문제는 중국 고객사 자체보다 중국 밸류체인과 얼마나 깊게 연결돼 있느냐”라면서 “북미 고객사 물량과 중국 파트너십이 섞여 보이면 향후 FEOC나 조달 규정 적용 과정에서 설명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와 북미 고객사가 들여다볼 지표도 CATL향 직접 매출 비중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파트너와의 합작 구조, 북미 납품 물량과 중국 밸류체인의 분리 관리 여부, LFP·ESS 소재 사업에서 중국 원료와 기술 의존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함께 봐야 할 변수다. CATL 직접 의존도가 낮더라도 중국 소재 생태계와 깊게 연결돼 있다면 공급망 리스크로 재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의 과제는 명확해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 생태계의 가격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은 활용하되, 북미 시장에서 요구하는 비중국 공급망 기준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중국을 활용하면서도 중국 리스크에 묶이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향후 소재사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