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카타르 등 주요 LNG 수출국, EU의 강력한 메탄 배출 규제에 '공급 중단' 경고
복잡한 가스 공급망 특성상 배출량 추적 불가능… 사실상의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작용해 가격 폭등 초래 우려
EU의 미국산 LNG 의존도 60% 육박하는 가운데, 환경 단체는 "가스 소비 감축 기회"라며 찬성해 산업계와 마찰
복잡한 가스 공급망 특성상 배출량 추적 불가능… 사실상의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작용해 가격 폭등 초래 우려
EU의 미국산 LNG 의존도 60% 육박하는 가운데, 환경 단체는 "가스 소비 감축 기회"라며 찬성해 산업계와 마찰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을 옥죄는 유럽연합(EU)의 강력한 기후 정책에 대해 "이대로 강행할 경우 심각한 가스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에 직면할 것"이라며 또다시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법 준수 불가능"… 수출국들의 맹렬한 반발
26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사아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공동 서한을 통해 EU의 메탄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두 장관은 서한에서 "규제를 준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며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모두 법적 준수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EU 법을 고의로 위반하는 계약은 맺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는 결국 막대한 공급 차질과 가격 충격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서한은 EU 회원국 에너지 장관들이 정책을 논의하는 금요일 회의를 앞두고 발송됐다. FT에 따르면, EU의 또 다른 주요 가스 공급국인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역시 이 서한에 서명하며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EU가 2년 전 채택한 이른바 '메탄 규제'는 역내 가스 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EU와 거래하는 역외 국가(수출국)에도 배출량 감축을 강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장 올해부터 발효되는 이 규제에 따르면, 가스 생산자는 가스정(Wellhead)에서부터 액화 플랜트, LNG 운반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메탄 배출량을 추적 및 보고하고 이를 감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막대한 재무적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벌금 유예에도 불만 여전… "미국 셰일 구조상 추적 불가"
카타르 측은 이미 지난해 "EU가 메탄 배출에 그토록 민감하다면 다른 LNG 공급처를 찾아보라"며 EU를 향한 수출 중단을 시사할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라이트 장관 역시 규제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미국 수출업체와 무역 관계에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치명적인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한 바 있다.
반발이 거세지자 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EC)는 한발 물러서 2030년까지는 규제에 명시된 벌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며 유예 기간을 뒀다. 그러나 LNG 수출국들은 이마저도 거부하며 규제의 실질적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저메탄 LNG를 구매하기 위해 치러야 할 막대한 추가 비용을 반기지 않는 일부 EU 회원국들 역시 수출국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美 LNG 의존도 60% 육박하는 EU의 딜레마
반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환경방어기금(EDF)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에는 EU 수입량의 3배에 달하는 규제 충족 가스가 존재하므로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일프라이스는 "전 세계 LNG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과 카타르가 잇따라 '규제 준수 불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 주장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려는 EU의 태도와 달리, 정작 EU의 협상력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의 하비에르 블라스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EU는 전체 LNG 수입량의 59%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이 비중이 64%까지 치솟았다. 단일 공급국에 대한 의존도가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섣부른 메탄 규제가 무역 갈등으로 번질 경우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EU 내부의 뼈아픈 고민이다.
오일프라이스는 "메탄 규제의 진짜 목적은 단순히 '깨끗한 가스'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스 구매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유럽 내 가스 소비 자체를 줄이려는 환경 단체들의 의도가 깔려 있다"며 "에너지 안보를 핑계로 소비를 줄이려는 세력과, 당장의 생존이 걸린 유럽 산업계(에너지 대량 소비 기업) 간의 승부가 조만간 결판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