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목표주가 150달러 제시하며 ‘중립’ 의견
서버 CPU·파운드리 기대 인정…엔비디아·AMD보다 가시성 낮다 판단
서버 CPU·파운드리 기대 인정…엔비디아·AMD보다 가시성 낮다 판단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텔이 다시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주요 투자은행들의 평가는 신중했다.
AI 서버 수요 확대와 미국 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육성 기대는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엔비디아와 AMD에 비해 매출 가시성과 성장 확실성은 낮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서다.
28일(이하 현지시각) 금융정보 전문매체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 낸 분석 보고서에서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150달러(약 23만원)로 설정했다.
◇ AI 서버 수요는 인텔에 긍정적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이지만 AI 서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CPU와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도 함께 필요하다. 인텔은 오랫동안 서버용 CPU 시장의 핵심 업체였고 이 시장에서 쌓은 고객 기반과 기술력이 여전히 강점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인텔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자국 내로 되돌리려는 흐름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 파운드리 기대는 있지만 가시성은 제한적
다만 골드만삭스는 기대와 실적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키워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맞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형 외부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
인텔은 자체 반도체를 설계·생산해온 종합반도체기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부 고객의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고객 확보, 수율 안정화가 모두 필요하다.
골드만삭스가 ‘중립’ 의견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AI와 파운드리 기대는 분명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긍정적 요인과 불확실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판단이다.
◇ 엔비디아·AMD보다 기회는 덜 뚜렷
골드만삭스는 인텔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AMD와 엔비디아가 더 뚜렷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GPU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앞세워 압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AMD도 AI 가속기와 서버용 CPU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인텔은 회복 기대가 크지만 매출 증가가 실제로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나타날지에 대한 가시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AI 서버 수요 확대가 곧바로 인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파운드리 사업이 의미 있는 외부 매출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인텔이 AI 랠리에서 소외된 기업이 아니라는 점과 동시에 엔비디아나 AMD처럼 시장 지배력이 뚜렷한 수혜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 다른 증권사들은 목표가 상향
다른 월가 증권사들은 최근 인텔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23일 인텔 목표주가를 135달러(약 20만8000원)에서 160달러(약 24만7000원)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도체 산업 전망도 높여 잡았다. 오는 2030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잠재 규모를 기존 2조3000억달러(약 3547조원)에서 2조7000억달러(약 4163조원)로 상향했다.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성장이 전망 상향을 이끌고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회복도 추가적인 힘이 될 것으로 봤다.
미즈호증권도 인텔 목표주가를 128달러(약 19만7000원)에서 135달러(약 20만8000원)로 높이고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미즈호는 인텔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EMIB-T와 포베로스가 장기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이 장기적으로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10~15%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 AI 랠리 속 인텔의 애매한 위치
인텔을 둘러싼 월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AI 서버 수요 확대와 미국 반도체 제조 육성 정책을 인텔 회복의 계기로 본다. 다른 한쪽에서는 경쟁사 대비 실적 개선 경로가 불확실하고 파운드리 전환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텔은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절대 강자였지만 모바일과 AI 반도체 전환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AMD, TSMC에 주도권을 내줬다. 최근에는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와 AI 서버 수요를 계기로 반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골드만삭스의 ‘중립’ 의견은 인텔이 AI 시대의 수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인텔이 다시 반도체 강자로 평가받으려면 AI 서버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에서 기대를 실제 매출과 수익성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