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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兆 수주 잭팟 터졌는데 주가 폭락…獨 TKMS, 캐나다 잠수함 '무리한 선투자'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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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兆 수주 잭팟 터졌는데 주가 폭락…獨 TKMS, 캐나다 잠수함 '무리한 선투자'에 발목

자국 호위함 8척 직발주에 13% 폭등 후 하루 만에 반납…오스트리아 특수강 계약에 투자자 불신
연초 고점 대비 28% 추락하며 사면초가…캐나다 수주 실패 시 선투자 고스란히 손실 처리 리스크
독일 국방 거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잠수함 이미지. TKMS는 자국 내 20조 원 규모의 대형 호위함 수주라는 호재를 맞았으나, 캐나다 잠수함 조기 조달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감행한 오스트리아 특수강 선제 발주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주가 폭락을 겪고 있다. 사진=TKMS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국방 거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잠수함 이미지. TKMS는 자국 내 20조 원 규모의 대형 호위함 수주라는 호재를 맞았으나, 캐나다 잠수함 조기 조달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감행한 오스트리아 특수강 선제 발주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주가 폭락을 겪고 있다. 사진=TKMS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17조 원 규모의 대형 호위함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며 터뜨린 환호성은 채 24시간을 가지 못했다. 독일의 방산 거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자국 국방부의 전격적인 선박 교체 결단으로 초대형 수주 잭팟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을 겨냥해 단행한 무리한 선제적 투자가 시장의 심판을 받으며 주가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독일 금융 전문 매체 뵈르제-글로벌(boerse-global.de)은 27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지난 24일 독일 정부가 기존 F126 호위함 사업을 전격 폐기하고 TKMS의 '메코(MEKO) A-200 DEU'형 호위함 8척을 직발주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3% 이상 폭등했으나, 다음 날인 25일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전제로 감행한 위험천만한 선제적 자본 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상승분을 전부 반납한 채 주저앉았다고 전했다.

116억 유로 안방 대박에도 독소 조항과 라인메탈과의 불협화음 리스크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공식 철회한 기존 F126 프로젝트는 당초 100억 유로였던 예산이 180억 유로 이상으로 치솟으며 난항을 겪던 사업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를 대체해 TKMS를 주계약자로 낙점하고 대잠수함 작전(ASW)에 특화된 메코 A-200 호위함 8척을 발주했다. 초도 물량 4척에 약 63억 유로, 추가 옵션 4척에 53억 유로가 배정되어 총사업비는 116억 유로(약 20조 원)에 달하며, 2029년 첫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거대한 자국 시장 수주를 달성했으나 내실에는 가시가 돋쳐 있다는 것이 자본시장의 분석이다. 기존 F126 주관사였으나 이번 계약에서 배제된 라인메탈(Rheinmetall)의 자회사 NVL 사태를 두고, 독일의 강력한 금속노조(IG Metall)가 하도급 형태로 국내 조선업계 전체를 참여시키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향후 무기 조달에 더 엄격한 가격 통제를 공언한 데다, 오는 7월 1일 국방조달촉진법 발효를 앞두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까다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인 없는 캐나다 잠수함에 선제 베팅…시장은 "수주 조급증의 증거" 냉소


투자자들을 공포에 질리게 한 결정적 기폭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겨냥한 TKMS 경영진의 무리한 선제 조치였다. TKMS는 캐나다 정부의 최종 기종 선정이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오스트리아의 특수강 전문 기업 '발브루나(Valbruna ASW)'와 잠수함용 핵심 자재인 '비자성 강재(Non-magnetic steel)'의 초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망 산업화를 위한 협력 조약을 맺었다고 전격 발표했다.

CPSP 사업의 강력한 경쟁 상대인 한국 한화오션과의 막판 백병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캐나다 연방정부에 조기 인도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강수였으나, 시장은 이를 '수주 조급증'과 '악수'로 해석했다. 아직 기종 선정도 되지 않은 사업에 막대한 선행 자금을 묶어버렸다는 불안감에 주가는 호위함 상승세 바로 다음 날 8% 이상 급락했다. 유럽 방산 부문 전반의 약세와 맞물려 26일 종가 기준 TKMS는 3.78% 추가 하락한 73.90유로로 밀려났다. 라인메탈과 헨솔트 등 동종 방산주 역시 26일 장에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고점 대비 28% 폭락한 주가…무리한 선투자, '독' 될까 '약' 될까


현재 TKMS의 주가는 50일 이동평균선(78.85유로)보다 약 6%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번 달에만 10% 이상 하락했다. 특히 지난 1월 기록한 52주 최고가인 102.90유로와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무려 28%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상태다. 연초 대비로는 6.71% 소폭 상승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의 투자 심리는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결국 향후 주가의 사활은 오타와(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에 달렸다. 만약 이 도박이 성공해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성공한다면 최근의 폭락세는 역대급 매수 기회로 반전되겠지만, 만약 계약이 한국의 한화오션으로 넘어갈 경우 발브루나에 선투입된 자금은 고스란히 장부상 '장기 손실'로 처리되어 경영진이 엄청난 책임론과 퇴진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모회사인 티센크루프가 해양 방산 부문의 분사(Spin-off)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200억 유로가 넘는 누적 수주 잔고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출과 정치적 외교 리스크를 방어해야 하는 TKMS가 이 최대의 변곡점을 어떻게 돌파할지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