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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최종전… 한화오션, 나토 빗장 풀고 '비핵 진영 재편'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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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최종전… 한화오션, 나토 빗장 풀고 '비핵 진영 재편' 주도하나

AIP 표준 앞세운 독일과 격돌… 승부는 40조 MRO·현지화 청구서에 달렸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600억 캐나다 달러(약 64조 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낙찰자 발표가 임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600억 캐나다 달러(약 64조 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낙찰자 발표가 임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캐나다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600억 캐나다 달러(64조 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낙찰자 발표가 임박했다.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최종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양사는 파격적인 현지화 공약과 전례 없는 도심 광고전을 앞세워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수주전은 단순히 선박을 납품하는 계약을 넘어,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던 북미와 나토(NATO) 시장 공급망에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핵심 파트너로 진입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64조 거대 시장 열렸다… 초도 납품보다 '30MRO' 장기 캐시플로우가 본질


캐나다 정치전문매체 힐타임스는 지난 26(현지시각)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자유당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달 말 공식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기존 함대를 대체하기 위해 디젤 잠수함 12척을 새로 조달할 방침이다.
자본시장에서 바라보는 이번 사업의 경제성은 초기 건조 비용이 아니라 30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 계약 귀속 구조에 의해 좌우된다. 전체 사업비 중 12척의 초도 획득 비용은 약 20조 원 규모다. 나머지 40조 원이라는 거대한 재원은 MRO 영역에 배정되어 있다.

잠수함은 납품 이후의 후속 군수 지원이 사업 기간 내내 안정적인 고마진을 보장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번 수주전의 본질은 누가 30년 동안 마르지 않는 장기 캐시플로우를 독점하느냐의 싸움이다.

'리튬 작전 능력' '나토 표준'… 관행 깨뜨린 공개 여론전


두 후보의 기술 경쟁 구도는 팽팽한 우열을 가리기보다, 캐나다 해군의 운용 개념 선택 문제로 수렴된다.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이 실전 운용하며 검증을 마친 KSS-III 장보고-III 모델을 제안했다.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충전 주기와 출력 면에서 압도적인 장거리 작전 능력을 자랑하지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운용 경험 축적 기간이 짧다는 점이 변수다.

반면 독일 TKMSType 212/214 계열을 기반으로 공기불요추진(AIP) 기술의 신뢰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출력 성능은 제한적이나 장기간 누적된 운용 신뢰성과 기존 나토 표준과의 높은 호환성이 강점이다.

수주전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조달 시장의 오랜 관행이었던 비공개 밀실 협상 틀도 깨졌다.

스페인 매체 레포르테아시아의 27(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3월부터 토론토와 오타와 중심가, 주요 공항, 시내버스에 장보고-III 잠수함 광고를 전면 배치하는 대규모 공개 광고전을 감행했다. 캐나다의 유명 방송인 피터 맨스브리지를 내세워 대중 여론을 흔드는 파격적인 행보다.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인터뷰에서 유럽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공격적인 홍보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며 당혹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방 매개 산업 정책'과 글로벌 비핵 잠수함 진영 재편


캐나다 잠수함 조달은 군사 장비 구매라기보다 '국방을 매개로 한 종합 산업 정책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 캐나다 정부는 고용 창출, 정치적 명분, 지역 공급망 안정을 뜻하는 '현지화 비율'을 핵심 평가지표로 삼는다.

이에 맞춰 한화오션은 캐나다 에너지 기업 카나타가 추진하는 157억 달러(24조 원) 규모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경제적 기여를 약속했다.

TKMS 역시 캐나다 특수강 제조업체 발브루나 ASW와 차세대 잠수함용 강재 조달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공급망 강화 카드로 맞불을 놨다.

마크 노먼 전 캐나다 해군 참모총장은 두 제품의 작전 능력이 각자의 장점을 가진 만큼, 최종 낙점은 현지 경제 파급 효과와 지정학적 결속력 셈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프레임 역시 한 단계 더 확장된다. ··호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출범 이후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으로 선회하면서 글로벌 해군력 청사진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캐나다의 선택은 단순한 개별 국가의 전력 증강을 넘어, 서방 전반의 '비핵 잠수함 진영 재편'에 한국이 핵심 주도국으로 참여하느냐의 문제다. 수주에 성공한다면 나토 공급망 편입과 함께 미국 방산 생태계에 간접 진입하는 거대한 교두보를 얻게 된다.

'수조 원대 현지화' 청구서와 자본시장 밸류에이션 향방


국내 자본시장과 방산업계 내에서는 거대한 기대감 이면에 숨은 '승자의 저주' 리스크를 정교하게 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핵심 리스크는 세 가지다. 첫째는 대규모 현지 투자(CAPEX) 부담이다.

과거 일부 해외 방산 프로젝트에서는 현지화 요구 비용이 총사업비의 20~30%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경우 수조 원 단위의 추가 지출이 발생해 초기 마진을 압박한다.

둘째는 기술 이전에 따른 향후 잠재적 경쟁자 양성 위험이며, 셋째는 캐나다 정부의 마진 규제로 인한 MRO 수익률 제한 가능성이다. 초기 수주 마진이 낮더라도 40조 원 규모의 MRO에서 이를 확실히 회수할 수 있는 장치 구조를 확보했는가가 핵심이다.

수주 성패에 따른 자본시장 파급력은 확실하다. 수주 낭보가 전해질 경우 한화오션을 필두로 전투체계를 담당하는 한화시스템, 그리고 잠수함용 배터리·특수 밸브 등을 공급하는 국내 기자재 공급망 전반이 구조적 가치 재평가 구간에 진입한다.

반면 고배를 마실 경우 그동안 주가에 선반영되었던 북미 시장 진입 프리미엄이 빠르게 매물로 출하되며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금융 시장이 바라보는 CPSP 계약의 최종 변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의 최종 결과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실적 추이를 판단하려면 향후 공개될 최종 계약서의 세부 조항들을 검토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최종 계약이 고정가 방식(Fixed-price)인지, 혹은 비용에 일정 이익을 더해 보장하는 비용가산 방식(Cost-plus)인지 여부다.

현지화 비용이 유동적인 사업 특성상 고정가 계약은 인플레이션과 지연 비용을 제조업체가 온전히 떠안아야 하므로 장기 수익성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아울러 캐나다 연방정부가 확정할 최종 계약서 내 현지 의무 투자(오프셋) 비율 수준과 한국형 MRO 기술의 현지 이전 범위, 국내 방산 기자재 기업들의 다국적 공급망 실제 참여 실적 지표가 함께 맞물려 검증되어야만 비로소 K방산의 진정한 실속이 증명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