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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보다 전력이 먼저”… 7조 달러 인공지능 열풍, ‘에너지 영토 전쟁’으로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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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보다 전력이 먼저”… 7조 달러 인공지능 열풍, ‘에너지 영토 전쟁’으로 대전환

인공지능 연산용 데이터센터의 절대적 한계인 ‘전력 공급망’ 선점 경쟁 가열
비트제로, 암호화폐 채굴서 ‘AI 전력 공급사’로 전격 변신… 원전 약 1기 분량 전력 독점 확보
아마존·빅테크 기업 올해만 7,250억 달러 쏟아붓지만 전력망 연결 대기에만 최장 7년 ‘발목’
케이블 및 컴퓨터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이블 및 컴퓨터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주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자본 전쟁이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칩 단계를 넘어, 전 세계적인 ‘전력망 동맥경화’를 돌파하기 위한 거대한 에너지 인프라 영토전으로 급격히 노선을 꺾고 있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 등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본가들이 반도체 제조사 대신 인공지능의 심장인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전력 자산’을 선점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리밸런싱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각)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시장의 독점적 지배권을 쥐기 위한 전 세계 기업들의 누적 투자 규모가 향후 10년간 무려 5조 2,000억 달러(약 7,99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폭증하는 컴퓨팅 연산량을 감당할 전력 공급망 조달 사업이 데이터센터의 건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혹한 병목 부침이 발발하고 있다.

“전력 없으면 칩도 무용지물”... 전 세계 데이터 센터 수요, 일본 총 소비량 육박


미국 에너지부 산하 버클리 연구소의 최신 매크로 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945테라와트시로 가쁘게 폭증할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의 대표적 경제 대국인 일본 국가 전체의 연간 총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천문학적인 스케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 속도가 다른 모든 산업 부문의 성장률을 합친 것보다 4배 이상 빠를 것이라는 경고등을 켰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오늘날 야심 차게 발표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중 무려 절반 이상은 적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완공조차 되지 못할 위기에 직면했다. 실제로 미국 내 전력망 상호 연결을 신청한 프로젝트 중 무려 70% 이상이 가혹한 규제 장벽과 대기 시간 부침을 견디지 못하고 철회되는 실정이다.

대규모 전력원을 새롭게 건조하고 변전소를 연결하는 데만 최소 4년에서 최장 7년의 오랜 세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비트제로의 치트키 전술… 암호화폐 채굴 전력망 기반으로 ‘1기가와트’ 안보판 선점

이 같은 인프라 잔혹사 속에서 캐나다계 암호화폐 채굴 기업인 비트제로(Bitzero, 나스닥 티커: AIBZ)의 대담한 변신이 자본 시장의 거대한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제로는 전 세계 시장이 인공지능 칩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지난 4년간, 가혹한 가격 인하 리스크를 무릅쓰고 노르웨이, 핀란드, 미국 북부 노스다코타주 전역에서 총 1기가와트(원자력 발전소 1기 생산량과 맞먹는 대규모 전력 용량) 이상의 저단가 청정 전력망 독점 사용권을 선제적으로 낚아챘다.

암호화폐 채굴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고전압 전력 인프라, 고도화된 냉각 시스템, 산업용 대형 부지라는 쌍둥이 공급망 구조를 공유한다.

다른 빅테크 공룡들이 송전선 허가를 받기 위해 정부 당국과 지루한 소송 펜스를 치고 있는 사이, 비트제로는 이미 확보해 둔 풍부한 수력 및 원자력 기반 전력 자산을 인공지능 구동용 공장(AI 팩토리)으로 즉각 리밸런싱하는 영리한 자강론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실제 비트제로는 지난 5월 5일, 글로벌 고성능 클라우드 기업인 원큐드(OneQode)와 노르웨이 남스코간에 위치한 자사 데이터 센터의 110메가와트(한국 대형 원전 0.1기 분량) 전력 용량 전체를 15년간 통째로 빌려주는 구속력 있는 임대 계약 서한을 전격 체결했다. 계약 총액만 무려 26억 달러(약 3조 9,9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빅딜이다.

이 계약 매커니즘은 비트제로에 가혹할 정도의 독점적 이익을 보장한다. 비트제로는 원큐드에 장비 거치 인프라와 전력 공급망만 임대해 주는 대가로 연간 최대 1억 7,800만 달러의 고정 매출을 올리는 반면,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가동에 따르는 가혹한 고전기료 청구서는 임차인인 원큐드가 100% 다이렉트로 대납하기 때문이다.

마진 이익률만 무려 85%에 육박하는 비즈니스 구조다. 케빈 오리어리는 “비트제로는 단순한 광산 회사가 아니라 가혹한 저단가로 봉인된 전력 자산 그 자체를 파는 ‘에너지 계약 리얼에스테이트’ 기업”이라며 가치 상승을 자신했다.

7,250억 달러 빅테크 자본의 종착지… 전력 자산 쥔 에너지 공룡들이 최종 승자


인공지능 생태계의 패러다임이 전력 사수로 재편되면서 서방 빅테크 진영의 자금 수송 흐름도 요동치고 있다.

올해 2026년 한 해에만 아마존(2,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900억 달러), 구글 알파벳(1,900억 달러), 메타(2028년까지 미국 인프라에 6,000억 달러) 등 4대 거두가 쏟아부을 합산 자본 지출액만 무려 7,250억 달러(약 1,110조 원)에 수렴한다.

이 천문학적인 자산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주문서가 아닌 토지, 변전소 변압기, 그리고 장기 전력 공급 계약서로 수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시장 내 에너지 자본의 지형도 급격히 재편 중이다.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 거두인 EQT 코퍼레이션은 가스 발전소의 원자재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믹스한 비스트라(Vistra), 탄소 배출 없는 대형 원전 인프라를 독점 지배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의 몸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인공지능 연산의 절대적 한계선인 전력 주권을 장악해 서방 테크 제국의 목줄을 거머쥐려는 에너지 자본가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매수 경쟁에 전 세계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