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승에 하반기 비용 압박 경고…북미 부진, 해외 성장과 대비
이미지 확대보기펩시코가 미국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와 연료비 상승이 하반기 비용 압박을 키우면서 미국 내 식음료 소비 회복세도 힘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9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펩시코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하반기 투입 비용 인플레이션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생산성 개선과 관세 환급 청구가 비용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료비 상승과 소비자 지출 위축이 북미 사업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름값이 다시 소비 압박 변수로
라구아르타 CEO는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의 단기 전망에 대해 “모두 휘발유 가격에 달려 있다”며 이는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비 상승은 물류비와 원재료비뿐 아니라 소비자의 일상 지출에도 영향을 준다. 휘발유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 스낵과 음료 같은 재량적 소비가 먼저 줄어들 수 있다.
◇ 북미 스낵 회복세 주춤
펩시코의 북미 스낵 사업은 2분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도리토스와 레이즈 등 주요 브랜드를 포함한 북미 스낵 부문의 판매 물량은 6월 13일 종료된 3개월 동안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가격 인하 영향으로 유기적 매출은 2% 감소했다.
이는 1분기와 대비된다. 펩시코는 지난 2월 슈퍼볼을 앞두고 일부 스낵 가격을 최대 15% 낮췄고 이 조치로 북미 스낵 부문 판매 물량이 약 3년 만에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가격 인하 효과가 이어지지 못했다.
미국 유통업체들도 소비 둔화에 대응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는 최근 식료품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대상에는 레이즈 감자칩과 펩시, 다이어트 펩시, 다이어트 마운틴듀 24개 묶음 제품 등이 포함됐다.
◇ 해외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
북미 부진과 달리 해외 사업은 견조했다. 펩시코의 북미 외 사업 부문은 2분기 모두 보고 기준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판매 물량도 최소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라구아르타 CEO는 중동과 베트남, 태국, 중국, 유럽 시장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료비 상승 부담이 미국 밖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해외 시장은 상대적으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펩시코의 2분기 매출은 242억 달러, 약 3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순이익은 약 30억 달러, 약 4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시장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다.
다만 실적 발표 이후 펩시코 주가는 장중 4% 안팎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전체 매출 증가보다 북미 사업 둔화와 하반기 비용 압박 가능성에 더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식품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부담
포장식품 업체들은 물가 부담 외에도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지고 있고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식음료 기업들은 가격 인하와 저가 패키지 확대, 건강 지향 제품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펩시코도 비용 절감과 가격 전략을 병행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 둔화가 길어질 경우 북미 사업의 반등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펩시코는 올해 연간 전망은 유지했다. 회사는 유기적 매출이 2~4% 증가하고 주당순이익은 4~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펩시코의 실적은 미국 소비시장의 양면을 보여준다. 고용이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생활비와 연료비 부담은 소비자의 선택을 압박하고 있다. 가격을 낮춰도 판매량 회복이 제한된다면 식품·음료 업체들의 성장 전략도 더 어려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