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는 성과의 몫 vs 한국지엠은 다음 차…같은 파업 다른 절박함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는 성과의 몫 vs 한국지엠은 다음 차…같은 파업 다른 절박함

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
한국지엠은 신차 배정 없으면 미래 불투명
민주노총의 서울총파업 집회가 열린 15일 오후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현대차는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교섭에 나서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민주노총의 서울총파업 집회가 열린 15일 오후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현대차는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교섭에 나서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GM한국사업장(한국지엠)의 생산라인이 같은 날 멈췄지만 파업에 나선 이유는 달랐다. 현대차 노조는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에서 노동자의 몫을 더 요구했고, 한국지엠 노조는 임금보다 공장에서 다음에 만들 차부터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한쪽은 성과의 배분, 다른 한쪽은 생산기지의 생존을 건 파업이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이날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지난 13일부터 사흘째다. 올해 요구안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이 핵심이다.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 등을 제시했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가 높은 수익성을 이어온 만큼 그 과실을 생산직과 더 나눠야 한다는 게 노조의 논리다. 공장이 앞으로 무엇을 생산할지보다 이미 거둔 성과를 얼마만큼 돌려받을지가 협상의 중심에 놓였다. 순이익 30% 요구는 단순한 임금 인상 폭을 넘어 실적의 귀속을 둘러싼 상징적 숫자가 됐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만 당장의 파업 동력을 만드는 쟁점은 보상 수준이다. 미래 기술에 대한 불안까지 성과 배분 요구에 겹치면서 협상은 임금과 일자리를 동시에 다루는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지엠의 풍경은 더 절박하다. 노조는 이날부터 16일까지 전·후반조와 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기본급과 성과급 요구도 있지만 노조가 이번 교섭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건 것은 신규 차종과 미래차·차세대 엔진의 국내 생산 배정이다.

현재 생산 차종은 이르면 2029년부터 단종 시점이 다가온다. 북미 안전 규제 강화에 맞춘 추가 투자나 후속 차종 투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중심인 국내 공장의 물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노조가 "임금을 몇 푼 올리기 위한 교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이유다.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뚜렷한 신규 차종 배정이 끊긴 상황에서 2028년 산업은행과 GM의 국내 사업장 유지 관련 협약 종료도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에는 올해 임단협이 단순한 임금협상이 아니라 부평·창원공장이 2030년 이후에도 가동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현대차가 잘 벌어 생긴 몫을 놓고 다툰다면 한국지엠은 다음 생산 물량이 사라질 가능성을 두고 싸운다. 같은 완성차업계 파업이지만 한쪽에는 분배의 문제, 다른 한쪽에는 존속의 문제가 놓여 있다.

두 회사의 파업은 국내 완성차 산업의 벌어진 간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글로벌 판매와 이익을 앞세워 성과급 규모를 다투는 공장이 있는가 하면, 본사로부터 다음 차종을 배정받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공장도 있다. 같은 임단협이라는 이름 아래 전혀 다른 절박함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