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정치행보 복귀에 테슬라 오너리스크 재점화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정치행보 복귀에 테슬라 오너리스크 재점화

극우·인종 논란 게시물 이어 아메리카팩 재가동
xAI는 미네소타 AI 누드화 방지법 저지 소송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종과 이민 문제 등 정치적으로 논쟁적인 사안과 관련한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잇달아 올린 데 이어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개입 움직임을 확대하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정치 활동에 지나치게 관여했다고 인정한 뒤에도 강경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의 개인 행보가 테슬라의 기업 이미지와 주주가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막강한 의결권을 바탕으로 테슬라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 일반적인 상장기업과 달리 이사회나 주주가 CEO의 돌발 행동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울러 문제로 지적했다.

◇“정치에 너무 관여했다” 인정 뒤에도 논란 지속
논란은 머스크가 지난 23일 재니 민턴 베도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진행한 인터뷰 이후 더 확산했다.

머스크는 이 인터뷰에서 유럽의 이민과 치안 문제를 둘러싼 자신의 정치적 발언과 관련해 “정치에 조금 너무 관여했고 솔직히 흥분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X 계정 팔로어가 2억50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인터뷰 전후로 나치, 사회주의, 인종, 이민 문제를 다룬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면서 정치적 논란이 오히려 확대됐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앞서 “히틀러는 사회주의자였으므로 모든 사회주의자는 히틀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X의 커뮤니티 노트와 머스크가 설립한 xAI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은 나치당이 ‘국가사회주의’라는 명칭을 선전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히틀러는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주의를 배척했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 흑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소문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머스크는 놀런 감독을 “반백인 인종주의자”라고 비판하고 그록을 이용해 “역사적으로 정확한” 오디세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일렉트렉은 신화 작품인 오디세이에 역사적 정확성을 요구한 발언이 작품 해석보다 출연 배우의 인종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이주’ 지지하며 극우 논란 확대

머스크는 지난 25일 ‘재이주(remigration)’를 주장한 게시물에 “재이주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반역자”라고 답하기도 했다.

재이주는 유럽과 미국 극우 진영에서 이민자와 이민자 후손을 출신 국가로 돌려보내는 대규모 추방 정책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머스크는 올해 1월에는 “백인의 연대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에 동의를 나타내는 ‘100점’ 이모지를 남기기도 했다.

일렉트렉은 이 같은 게시물을 근거로 머스크의 최근 발언이 단순한 보수 정치 지지를 넘어 백인민족주의적 주장과 파시즘적 이념에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메리카팩 재가동…중간선거 개입 확대

또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는 정치 관여를 줄이겠다는 취지의 발언과 달리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활동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공화당의 투표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슈퍼팩인 ‘아메리카팩’을 재가동하고 있다.

아메리카팩은 머스크의 정치고문 크리스 영이 운영하며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가정방문 운동, 디지털 광고, 우편 홍보 활동 등을 준비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4년 대통령선거 당시 아메리카팩을 통해 2억6000만달러(약 371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불과 며칠 전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했다고 인정했지만 실제로는 더 큰 규모의 선거 개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브랜드·지배구조 부담 다시 부각

머스크의 정치 활동은 이미 테슬라의 판매와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공개된 연구에서는 머스크의 정파적 발언으로 테슬라가 2022년 이후 미국 시장에서 놓친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 역시 머스크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한 이후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다. 일렉트렉은 당시 하루 동안 테슬라 시가총액이 장중 1400억달러(약 200조원) 이상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이익과 막대한 AI·로봇 투자였지만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다시 확대될 경우 소비자 반발과 브랜드 훼손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렉트렉은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에게 사실상 전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CEO 개인의 정치적 발언이 기업 전체의 위험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중간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2025년 나타났던 테슬라 불매운동과 브랜드 반발이 재연되거나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