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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 플래그십 새 기준…차체·안전·생산까지 원점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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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 플래그십 새 기준…차체·안전·생산까지 원점 재설계

히든 B필러 코치도어·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 등 핵심 기술 공개
현대차그룹 전기차 최고 출력…울산 EV공장 제조공정도 새 구축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GV90의 개발 과정과 주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GV90의 개발 과정과 주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가 초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의 차체 구조와 안전·주행 성능부터 생산공정까지 기존 방식을 대폭 재설계하며 브랜드 최상위 플래그십에 기술 역량을 집중했다.

제네시스는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Palace of Fine Arts)'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각)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를 열고 차량에 적용된 핵심 기술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R&D)본부장 사장을 비롯해 GV90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 주요 임원들이 직접 기술을 소개했다.

하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SUV를 개발하는 일이 아니었다"며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제네시스에게 럭셔리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도 GV90를 "제네시스가 지금껏 만든 차 가운데 가장 어려운 차"라고 설명했다.

실제 GV90 개발 과정에서는 플랫폼과 배터리, 전원 체계, 차체 구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 아니라 생산공장까지 새롭게 구축했다. 제네시스는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기보다 고객이 미처 불편함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줄이는 '수고로움 없는 경험(Effortless)', 안전, 기본성능, 프라이빗 라운지 등 네 가지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

울산 EV공장에서 제네시스 GV90 차체를 생산하는 모습. 제네시스는 GV90 생산에 자동화 설비와 새로운 제조공법을 적용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EV공장에서 제네시스 GV90 차체를 생산하는 모습. 제네시스는 GV90 생산에 자동화 설비와 새로운 제조공법을 적용했다. 사진=제네시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 최상위 모델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차체 중앙의 B필러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으면서 앞뒤 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코치도어 구조다. 차체 강성과 측면충돌 안전성 확보에 필수적인 B필러를 없애는 대신 그 기능을 도어 내부로 옮겼다.

도어 내부에는 1.8기가파스칼(GPa)급 초고강도 스틸 듀얼 빔을 수직·수평으로 교차 적용해 측면 충돌 하중을 차체로 분산하도록 했다. 여기에 경주차의 롤케이지 원리를 재해석한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차체 안에 넣었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일반 스윙도어를 적용한 GV90도 경쟁차 이상의 차체 강성을 확보했으며 네오룬은 이보다 12% 높은 강성을 갖췄다.

안전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루프 글라스 전체를 덮는 '루프 에어백'을 적용했다. 제네시스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3800만건을 분석해 발생 빈도는 낮지만 중상 위험이 높은 전복 사고에 주목했다. 차량 전복을 감지하면 에어백이 후면부에서 전개돼 루프 전체를 덮으며 탑승객의 차량 외부 이탈과 루프 글라스·내장재 충돌, 유리 파편 유입 등을 막는다.

시속 110킬로미터(km)로 달리는 차량을 경사로에서 전복시키는 시험에서는 루프 에어백을 포함한 12개 에어백이 동시에 전개돼 탑승 공간을 보호했다. 이승목 현대차그룹 통합안전개발실 상무는 "정해진 시험을 통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실제로 맞닥뜨릴 수 있는 순간까지 대비하는 것이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안전"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십에 걸맞은 주행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도 대거 투입했다. GV90는 전륜 240킬로와트(kW), 후륜 250kW의 신규 모터를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490kW, 최대토크 800뉴턴미터(Nm)를 발휘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출력이다.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가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GV90의 개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가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GV90의 개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고성능 차량에서 주로 사용했던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도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적용했다.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선회 시 자세를 제어하고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접지력이 확보된 바퀴로 구동력을 보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두 개의 공기 챔버를 활용해 주행 상황에 따라 강성을 바꾸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압축·인장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모노튜브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도 적용했다.

정숙성 역시 GV90 개발의 주요 축이다. 모든 유리에 5.0T 이상의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사이드 글라스와 비전 루프 글라스에는 5.7T 사양을 사용했다. 차체 내부에는 45배까지 팽창하는 고발포 방음 충진재를 적용해 중·고주파 대역의 소음을 최대 3데시벨(dB) 줄이고, 2열 시트 뒤에는 '컴포트 파티션'을 설치해 트렁크에서 유입되는 후방 소음을 차단했다.

GV90 개발은 차량에서 끝나지 않았다. 제네시스는 GV90 생산을 위해 새로 구축한 울산 EV공장에도 새로운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프레스 공정에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차체 곡면을 구현하기 위해 6800톤(t)급 서보 프레스와 패널 정밀 검사 설비를 도입했다. 알루미늄 비중을 높인 차체에는 알루미늄과 스틸을 결합하기 위한 스크류·리벳·레이저 등 4종의 신규 이종접합 공법을 적용했다.

차체 표면 검사도 자동화했다. 카메라와 패턴 조명을 이용해 1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한 결함까지 검출하고 자동 사상 공정에서 이를 보정한다. 고객 주문에 맞춰 특수 색상을 입힐 수 있는 별도의 컬러 부스를 마련했으며 저온 경화형 도료를 적용해 도장 공정의 탄소 배출량을 최대 40% 줄였다.

완성 단계에서는 실제 도로 환경을 생산라인 안에 재현해 모든 차량의 정숙성을 검사한다. 노면 요철을 재현한 롤러 위에서 차량을 구동하고 최대 시속 160km의 바람을 발생시켜 주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소음을 확인한다. 날씨와 노면 상태의 영향을 받는 시험로와 달리 생산되는 모든 GV90를 동일한 조건에서 검사하기 위한 설비다.

제네시스는 테크 브리프에서 GV90의 제조 과정을 담은 영상 'Sanctuary of Fineness(완벽함이 빚어지는 곳)'도 처음 공개했다.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공정을 따라 자동화 설비와 작업자의 손길이 함께 차량을 완성하는 모습을 담았다. 영상 배경음악에는 현대차그룹이 전자음악가 '키라라(KIRARA)'와 협업해 만든 '정련(精鍊·Temper)'을 사용했다.

허 상무는 "GV90에 담긴 기술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상품기획과 생산, 품질, 판매까지 전사가 새로운 기준을 세우며 함께 완성한 결과"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고객이 차를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GV90 개발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글로벌 기자단의 질문에 자레드 펠랏 제네시스 북미법인 홍보담당자(왼쪽부터),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실장, 이승목 통합안전개발실 상무, 정성기 제네시스시험1실 실장, 정재헌 제네시스생기실 실장이 답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90 개발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테크 브리프'에서 글로벌 기자단의 질문에 자레드 펠랏 제네시스 북미법인 홍보담당자(왼쪽부터),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실장, 이승목 통합안전개발실 상무, 정성기 제네시스시험1실 실장, 정재헌 제네시스생기실 실장이 답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